제주시, 제야의 용고타고 행사 31일 시청 광장서 진행 "여러분 모두 복 많이 받으세요~"

어느덧 2018 무술년 한 해가 저물었다. 힘들 땐 그렇게 더디게 가더니 늘 시간은 지나고 나서야 순식간임을 실감한다.

항상 마지막에서야, 다 지나고 나서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뒤늦게서야 지난 한 해 무얼했느냐고 숙고한다해서 부끄러울 게 아니다.

2018년 이맘 때 무엇을 계획했는가를 돌이켜보고, 다시 2019년에 못다한 일들과 새로이 해야할 일들을 묵묵히 수행해 나갈 뿐이다. 시간은 멈추거나 뒤로 가지 않기에 그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새해 1월 1일은 늘 가슴 벅차고 두근거리는 희망참으로 가득해야 한다. 지난 날이 아무리 어두웠다 해도.

인간의 삶은 늘 그러해왔고, 인류의 역사는 지난 잘못을 되풀이하고 고쳐지면서 차츰 앞으로 나아가왔다.

▲ 용고타고 33인에 선정된 한 시민이 2019년 기미년 새해를 알리는 북을 치고 있다. ©Newsjeju
▲ 용고타고 33인에 선정된 한 시민이 2019년 기해년 새해를 알리는 북을 치고 있다. ©Newsjeju

# 지난 2018년 한 해를 돌아보니...

2018년도 전년도처럼 늘 다사다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해 6월에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것 때문에 연초부터 후보들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졌고, 가장 많은 고소·고발이 난무한 선거로 점철됐다.

제주도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강력사건이 발생해 또 다시 제주관광치안 문제가 불붙었고, 하수펌프장과 삼다수공장에서의 안전사고도 있었다. 2월엔 느닷없는 폭설과 여름철 태풍 등으로 인해 많은 환경재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행정은 언제나 사후약방문 대처로 땜질했다.

또한 사회갈등으로 야기된 난민 문제가 제주사회에서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인도주의적 자세와 도민들이 느끼는 불안감 사이에서 갈등을 중재해야 할 제주도정은 법무부와 제주출입국관리청만 바라봐야 했다.

영리병원 개원 허가로 원희룡 제주도지사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다. 공론화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뒤집은 댓가로 원 지사는 퇴진운동까지 직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제 민선 7기 재임 6개월차이나 벌써 레임덕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제주시청 한얼의 집 광장에서 마련된 2019년 용고타고 행사장. ©Newsjeju
▲ 제주시청 한얼의 집 광장에서 마련된 2019년 용고타고 행사장. 많은 시민들이 새해 무사안녕을 기원하고자 모였다.©Newsjeju
▲ 2019 용고타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무대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Newsjeju
▲ 2019 용고타고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무대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Newsjeju

제주도의회는 스스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어 버리고 말았다.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하겠다고 해놓고선 부결시켜 버린 것 때문에 엄청난 역풍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키로 했지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한 번 그릇된 선택으로 인해 땅에 떨어진 민심을 주워담느라 고생 좀 해야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조직개편 때문에 홍역을 치뤘다. 시설직 공무원들이 엄청난 노동강도로 사경을 헤매는데도 도교육청은 연봉 1억이 넘는 관료를 76명이나 증원하려 한다며 거센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야 했고, 수억 원에 달하는 내부 직원의 횡령 건으로 인해 청렴도가 크게 깎이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반면 뜻깊은 일도 있었다. 제주4.3이 70주년을 맞이하면서 현직 대통령이 다시 제주를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의 말을 전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손을 맞잡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되면서 차후 남북정상회담 장소로 평화의 상징, 제주도가 거론되기도 했다.

한 해를 돌이켜보면 잘한 것보단 잘못한 게 더 눈에 선명히 더 많이 보이는 법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올해의 잘못을 타산지석으로 삼고 내년엔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면 될 일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시대가 흐를수록 제주사회가 발전하리라는 건 분명하다. 다만, 그렇게 보이고 있지 않아 문제인 것일거다.

▲ 대전에서 왔다는 '무한도전산악회'는 이날 한라산 등반을 앞두고 2019 용고타고 행사에 참가해 새해 화이팅을 외쳤다. ©Newsjeju
▲ 대전에서 왔다는 '무한도전산악회'는 이날 한라산 등반을 앞두고 2019 용고타고 행사에 참가해 새해 화이팅을 외쳤다. ©Newsjeju

# 제주시, 제야의 용고타고 행사 31일 개최

제주시는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기념하고자 12월 31일 오후 9시부터 제주시청 한얼의 집 광장에서 시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야의 용고타고 행사를 개최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무술년 한 해를 멀리 보내고 황금돼지 해를 맞이하고자 참석했다. 행사장에선 각종 만들기 체험행사가 열렸고, 이도2동 부녀회의 자원봉사자 분들이 만든 새해 맞이 떡국과 차가 사람들의 추위를 따스히 어루만졌다.

이도2동 민속보존회가 길트기로 행사 포문을 열었고, 제주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무대공연을 채웠다. 시민들도 무대로 올라서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대전에서 왔다는 '무한도전산악회'는 이날 한라산에 오르기 전 용고타고를 위해 제주시청에 들렀다. 산악회 멤버인 서윤선(34, 대전) 씨는 "모든 게 잘 풀리고 제 주변사람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고 하는 일이 모두 잘 되길 빈다"며 "나라도 좀 잘 됐으면 좋겠고 경제도 잘 풀렸으면 좋겠다"면서 새해 소망을 전했다.

영상을 통해서도 많은 이들이 황금돼지의 해 복을 기원했다.
제주119구조대의 김용성 씨는 "내년에도 저희 소방이 안전도시를 책임지겠다"고 했으며, 김원인 제주도상인연합회장은 "한 해 동안 전통시장을 사랑해주셔서 정말 행복했다"며 "수요자의 목표에 충족되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취업준비생이라는 정효민 씨는 "열심히 준비하고 달려온만큼 꼭 취업됐으면 좋겠다. 새해 복 많이 받기 바란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 2019년 기미년 새해 신년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고희범 제주시장. ©Newsjeju
▲ 2019년 기해년 새해 신년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고희범 제주시장. ©Newsjeju
▲ 2019년 기미년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있고 난 후 터진 폭죽과 함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Newsjeju
▲ 2019년 기해년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있고 난 후 터진 폭죽과 함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Newsjeju

이후 오후 11시 50분에 고희범 제주시장이 신년메시지를 전하면서 새해 맞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고 모두가 2019년 1월 1일이 시작됐음을 선언했다.

고희범 시장은 "도전과 후회를 반복했던 무술년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찬 황금돼지의 해 새벽이 밝아오고 있다"며 "저 용고에 묵직한 울림처럼 희망의 메아리가 널리 울려 퍼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시장은 "온갖 수난을 이겨 낸 공동체 정신이 따뜻한 미래로 인도할 것이기에 2019년은 시민 행복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기를 기원했다.

이어 고희범 제주시장이 한얼의 집에 마련돼 있는 커다란 북, 용고(龍鼓)를 치는 것을 시작으로 제주시 동부 및 서부경찰서장과 제주시 교육장, 제주도의원, 60년 전 기해년이었던 1959년 1월 1일에 태어난 대표시민 등 미리 선정된 33명이 순서대로 북을 쳤다.

이후 33인의 용고타고 뒤에 일반 시민들에게 타고(打鼓, 북을 치는 것) 기회가 주어졌다. 무사안녕을 기원하고자 많은 시민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 줄을 서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한편, 용고타고에 33인이 선정되는 이유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조선시대 새벽 4시에 33회를 타종해 도성 8문을 열고 통금해제를 알리는 의미와 관세음보살이 중생구제를 위해 33천(天)으로 분신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한 33천을 지휘하는 환인천제의 아들 단군의 개국이념인 홍익인간 광명이세가 널리 선양되기를 염원하는 뜻도 있다.

2019년은 기해년 황금돼지 띠의 해다. 자고로 돼지는 복이라 했거늘 거기다 황금색이다. 60년만에 돌아온 황금돼지 해인 2019년엔 부디 좋은 일이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 이도2동 부녀회가 이날 행사장을 찾은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떡국을 나눠줬다. ©Newsjeju
▲ 이도2동 부녀회가 이날 행사장을 찾은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떡국을 나눠줬다. ©Newsjeju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