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통해 제2공항 강행 '학살'에 비유
"국토부의 기본계획 용역 착수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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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 계획에 반대하며 제주도청 맞은 편에서 단식을 이어오던 엄문희씨가 단식 42일째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Newsjeju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반대하며 제주도청 맞은 편에서 단식을 이어오던 엄문희씨가 단식 42일째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제주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에 따르면 엄문희 씨는 27일 오전 9시경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엄 씨는 지난 1월 17일 단식을 시작해 오늘까지 단식 42일째를 맞았다.

그는 최근 며칠새 혈당이 50대를 오가며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제주도의회 결의안 통과를 지켜보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그러나 전날 진행된 제2공항 토론회에 끝까지 참관하며 체력이 급격히 소진돼 밤새 두통과 구토 증세, 어지럼증과 숨막힘 등의 증세에 시달리며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

엄 씨는 이날 '자연과 인간이 공멸하는 제주, 그 허울좋은 평화의 섬이 보이는 이곳에서 원희룡 도지사의 소리'라는 성명서를 내고 제주 제2공항 강행을 학살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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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문희 씨는 27일 오전 9시경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엄 씨는 지난 1월 17일 단식을 시작해 오늘까지 단식 42일째를 맞았다. ©Newsjeju

엄 씨는 "이것은 학살이다. 지금 이 광경, 도민들의 목소리가 원천 봉쇄된 오늘, 공명정대한 절차가 실종된 여기, 당신들의 그 무책임이 바로 학살이다. 저항이 폭력으로 둔갑하고, 제왕적 도지사는 사람들을 반으로 쪼개서라도 가운데 길로 다닌다. 우리는 이것을 학살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의 일방적 종료선언으로 파행을 맞이한 후 국토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식 사업추진은 성큼 현실이 됐다.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원희룡 지사와 지역 정치인들에게 이 사태를 함께 막아내자고 호소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자유주의의 실험실, 아시아군사요충지, 소모형 관광지, 토호 정치의 텃밭, 이것이 지금 제주도이다. 결국 핵추진항공모함이 들어온 강정, 신화를 값싼 여흥으로 뒤바꾼 신화역사공원, 훼손된 곶자왈과 환경수용력을 초과해 쓰레기 똥물 섬. 지금 우리가 절망으로 마주 선 이곳은 누구의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지금은 우리가 도청을 점거하는 폭도가 됐지만 이것은 제주도를 지키는 일이란 걸 안다. 제주에 재앙을 몰고 올 제주 제2공항. 막아낼 것이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원희룡 도정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국토부의 일방적 제2공항 기본계획수립 용역 착수에 대해 도지사는 중단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와 제주시는 지난 1월 7일에 있었던 폭력적 강제진압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세우라. 아울러 국토부의 일방적 제2공항 기본계획수립 용역 착수에 대해 도지사는 중단을 요구하고, 제주도청은 평화로운 집회시위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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