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중학교 부가윤 학생회장 등 20여명,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서 집회
"어두운 과거, 아무리 밝은 색깔 칠한다해도 오히려 어두워져"
"일본 진실된 사과 나서야···광복절 단순한 휴일 아니다"

▲ 노형중 3학년 부가윤 학생회장이 마이크를 쥐고, 일본의 만행에 대한 규탄 발언을 잇고 있다. / 노형중학교 학생들이 8월15일 광복절날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에 모였다. ©Newsjeju
▲ 노형중 3학년 부가윤 학생회장이 마이크를 쥐고, 일본의 만행에 대한 규탄 발언을 잇고 있다. / 노형중학교 학생들이 8월15일 광복절날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에 모였다. ©Newsjeju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날인 '광복절'에 제주도내 학생들이 뜻 깊은 집회를 열었다.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에 학생들이 소신 있는 발언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잘못된 과거는 절대 덮을 수 없으니, 일본은 진정성 있는 사과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목소리를 높였다. 

광복절인 8월15일 오전 11시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노형중학교 여학생 20여명은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규탄 발언은 노형중 학생회장인 부가윤 학생(16. 여)이 대표 발의했다.

부가윤 학생은 "1학기 동안 역사를 배우면서 아름다운 청춘을 빼앗기고, 일본에 수난을 당했던 위안부 할머님들의 이야기를 들고 억울하고, 분통해 눈물이 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강제징용으로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가 어린 나이에 남의 나라에서 일을 해야만 했던 할아버지들의 심정도 헤아릴 수 없다"고 했다.

▲ 노형중학교 학생들이 8월15일 광복절날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에 모였다 ©Newsjeju
▲ 노형중학교 학생들이 8월15일 광복절날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에 모였다 ©Newsjeju

부 학생에 따르면 역사를 오직 교과서 등으로만 접해왔기에 과거 일제강점기의 참혹함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피해 당사자들의 울부짖고, 호소하는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충격으로 다가왔다. 또 일본의 끔찍한 과거 만행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을 느꼈다.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학생들의 피켓 시위 행동에 나서게 만든 정점은 최근 일본의 만행에서 시작됐다.

일본이 과거의 자신들의 만행을 인정하지 않고,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우리나라를 수출규제 국가에 포함시킨 것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발시켜 버린 것이다. 

부가윤 학생은 "어두운 과거에 아무리 밝은 색깔을 칠한다고 할지라도(과거사를 덮으려고 해도), 더욱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며 "일본은 이를 인지하고 하루 빨리 진실된 사과에 나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부가윤 학생은 도민들에게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부 학생은 "억울하게 숨진 우리 조상들의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며 "광복절이 단순한 '휴일'이 아닌, 조상들이 풀지 못한 '한'을 곱씹는 날로 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노형중학교 학생들이 사비를 털어 직접 만든 수건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Newsjeju
▲ 노형중학교 학생들이 사비를 털어 직접 만든 수건을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Newsjeju

이날 노형중학교 학생들은 시위와 함께 자신들이 직접 모금한 돈으로 수건 100개를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수건은 '대한독립만세, 1945. 8. 15'라는 문구가 새겨져 의미를 더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 학생들의 집회를 지켜보던 노형중 김동현(38. 남. 학생부장) 교사는 "16살이라는 나이에 사회적 문제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도 쉽게 행동하지 못하는데, 자신들의 소신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멋있다"며 "이번 행사는 학교의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 학생들의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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