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성명'···"영리병원은 국민 생명권 문제"
원희룡 "영리병원 내국인 제한 조건부는 신의 한 수"···"정치적 책임질 것"
대법과 제주지법 모두 이긴 '영리병원'
노조 측 "사태 장본인 원희룡, 국민에 석고대죄 후 떠나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7일 녹지국제병원(제주영리병원)에 대한 허가취소 결정을 내렸다.

원희룡 도정 당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에 조건부 허가로 승인해 준 영리병원 사업에 대해 법원은 "법령상 근거가 없는 위법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내국인 진료 불가'라는 조건부 승인을 두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신의 한 수'라고 자평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발언은 오판이 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을 내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6일 보건의료노조는 "의료가 돈벌이 수단의 목적이 도는 순간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권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의료법 33조가 의료기관 설립을 비영리 법인으로 한정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의료기관의 무분별한 영리추구를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제주도는 특별법을 이용해 영리적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는 의료법 체계를 무력화했고, 투자 활성화나 외국인의 정주 환경 조성이라는 미명 아래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해줬다"며 "원희룡 지사는 2018년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중국 녹지그룹이 추진한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은 778억원이 투입된 사업이다. 제주도 헬스케어타운 내 위치했고, 부지 2만8,002㎡에 연면적 1만8,253㎡(지하 1층·지상 3층)에 이른다. 완공은 2017년 됐다.

제주지방법원 사진 자료
제주지방법원 사진 자료

녹지그룹 측의 개원 허가 신청으로 도민사회 등에 영리병원은 '논란'으로 떠올랐고, 도정은 2018년 8월부터 도민을 대상으로 개설 허가 여부를 묻는 공론조사를 진행했다.

공론 결과는 '불허'로 수합 됐지만, 원희룡 지사는 2018년 12월5일 공론조사와 반대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지금까지 논란이 진행 중이다. 도정이 내세운 명분은 '외국인만 대상으로 한다'는 조건이다. 

같은 날(2018년 12월5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영리병원 문제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원희룡 지사는 "내국인 진료는 하지 않도록 확약받고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며 "내국인 진료로 의료체계를 무너뜨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또 "(내국인 진료 불허가) 검증될 것이라는 걸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한다. 이에 따른 모든 정치적인 책임 피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녹지그룹과 제주도정은 '병원 개설허가 취소 소송'과 '내국인 제한 취소 소송' 등 법정 공방에 나섰다. 대법원은 '병원 개설허가 취소 소송'에 녹지 측 손을 들었다. 제주지법은 지난 5일 '내국인 제한' 조건부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보건의료노조는 "제주 영리병원 설립이 현실화된다면, 결국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단 하나의 영리병원 허용이라도 국내 의료제도와 의료시스템 전반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왜곡하는 출발점이 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소견을 내세웠다.

또 "내국인 진료를 금지한 제주도의 조건부 개설 허가를 부당한 것으로 본 판결은 헌정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만큼 우려가 크다"며 "판결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의 영리병원 도입 등 의료민영화 정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도 유감스럽다"고 했다.

녹지국제병원(제주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제주영리병원).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있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윤석열 당선자의 선거캠프 정책위원장이었고, 안철수 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역시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영리병원을 의료산업 육성 측면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원희룡 도지사가 ‘신의 한 수’라던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부 허가가 최악의 자충수가 돼 법원에서 연달아 패소하고 있다"며 "개설 허가 당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인수위 기획위원장으로 권력을 탐할 것이 아닌, 국민 앞에 석고 대죄하고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노조는 제주 영리병원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돈보다는 생명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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