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인사말

▲ 김창범 제주4.3희생자 유족회장. ©Newsjeju
▲ 김창범 제주4.3희생자 유족회장. ©Newsjeju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3일 "이젠 4.3에 대한 이념적 공세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국민 대화합의 시대로 향해 가는 데 동참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김창범 유족회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주4.3평화공원에서 개최된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인사말을 통해 4.3을 폄훼하고 훼손하려는 세력들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창범 유족회장은 "광풍으로 얼어붙었던 제주의 봄이 따뜻하게 다가오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비통을 마음을 삼키면서 이번 75주년 추념식이 봉행되고 있다"면서 "모진 질곡의 세월을 이겨내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라는 대명제를 순차적으로 실현해 오고 있는 건, 그간 도민과 유족들의 헤아릴 수 없는 피눈물이 녹아들었고, 국민과 정부, 정치권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회장은 "가족관계 특례조항을 담은 4.3 특별법 개정과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국립트라우마 치유센터 설치에도 또 다시 정부와 정치권의 따뜻한 관심을 가져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4.3의 역사적 진실에 대한 왜곡과 폄훼로 유족들이 또 다시 깊은 아픔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제주4.3은 진보와 보수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 유린에 대한 대한민국의 역사이기에 이젠 이념 공세를 끝내고 대화합의 시대로 향해 가는데 동참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제주4.3의 정의로운 해결을 통해 다시는 제주공동체를 넘어 대한민국에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소망한다"면서 "추모의 마음을 모아 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가슴을 여미며 영령들의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김창범 유족회장 인사말 전문.

▲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Newsjeju
▲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Newsjeju

[전문]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 인사말

존경하는 생존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도민과 국민 여러분!
4․3의 광풍으로 얼어붙었던 제주의 봄이 따뜻하게 다가오기를 간절했지만,  비통한 마음을 삼키면서 75주년 4․3희생자추념식을 봉행하고 있습니다. 4․3영령님의 해원과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75여 년 동안, 생존희생자와 유족에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저마다의 가슴에 가늠하기조차 힘든 응어리를 간직한 채 살아야만 했던 한 맺힌 세월이었습니다. 속슴허라 살암시민 살아진다’며 그 모진 통곡의 세월을 견디며, 평화로운 제주공동체를 일궈내신 도민과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 모진 질곡의 세월 속에서도 4․3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고, 금기의 역사로 묻힐 것을 강요당하면서도 대한민국의 역사로 드러내기 위한 애끊는 외침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제주4․3은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과 보상이라는 대명제를 순차적으로 실현해 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는 도민과 유족분들의 헤아릴 수 없는 피눈물이 녹아있고, 국민과 정부‧정치권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에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가족관계 특례조항 담은 4․3특별법 개정과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 설치에도 또다시 정부와 정치권이 따뜻한 관심을 가져 힘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3의 역사적 진실에 대한 왜곡‧폄훼로 인하여 우리 유족들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살갗이 찢어지듯 깊은 아픔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주4․3은 진보와 보수 진영의 역사가 아니라 인권유린에 관한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입니다. 이제는 4․3에 대한 이념적 공세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국민 대화합의 시대로 향해 가는 데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유족들이 정의롭게 해결해 온 일은 하늘이 다 보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유족들은 화해와 상생의 바탕 위에서 서로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며, 평화와 인권을 이뤄낼 수 있는 어머니 같은 따뜻한 국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제주4․3의 정의로운 해결을 통하여 다시는 제주공동체를 넘어 대한민국에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오늘 추념식에 함께 추모의 마음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가슴을 여미며 영령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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