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측, 문대림 캠프 측 인사에 의한 의혹 제기로 '원팀' 와해 '반박'
문대림은 폭로자와 거리두기, 토론회 불참 통보한 송재호에 책임 전가

▲ 문대림 국회의원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갑). ©Newsjeju
▲ 문대림 국회의원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갑). ©Newsjeju

한 배를 타고 '윤석열' 타도 기조로 가려던 더불어민주당의 '제주시 갑 원팀'이 불과 열흘도 못가 완전히 침몰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주관 하에 개최될 예정이었던 제주시 갑 지역구 경선 토론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토론회가 무산된 건 송재호 예비후보가 지난 13일 오후 불참을 통보해서다. 이를 두고 문대림 예비후보 캠프 측의 김광현 대변인은 14일 성명서를 내고 "무엇이 두렵나. 떳떳하다면 왜 도망가느냐"며 토론회 개최 불발에 따른 원인이 송재호에게 있다면서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문대림 예비후보 역시 14일 김광현 대변인과 똑같이 말했다.

허나 송재호 예비후보의 불참 결정은 문대림 예비후보 측 모 인사가 원팀 서약서에 명시했던 것을 어기는데서 비롯된다. 실제 송재호 예비후보는 이날 반박 성명을 내고 "원팀 서약을 깬 건 문대림 예비후보 측"이라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원팀 선언'은 지난 2월 3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사에서 개최됐었으며, 당시 문윤택 예비후보까지 3명이 모두 '더는 상대 후보를 비방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원팀 서약서'에 서명했다. 다만, 후보 검증은 이뤄져야 하기에 토론회를 통해 하자는 데 합의한 상태였다.

이후 느닷없이 지난 13일, 문대림 예비후보 캠프 측 K 전 보좌관이 "양심선언을 한다"며 송재호 예비후보를 향한 알코올 중독 의혹을 몇 가지 근거들과 함께 폭로했다. K씨는 지난 21대 국회의원 초선 송재호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수행했던 인물이다. 앞서선 강창일 국회의원을 보좌하기도 했었다.

송재호 국회의원이 심각한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어 의정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었으나, 문제는 폭로 당사자가 송재호 예비후보와 당내 경선을 벌이고 있는 문대림 예비후보 캠프 측 인사라는 점이다. 송재호 예비후보의 주장대로 문대림 캠프 측 인사가 의혹을 제기한 것이기에 이는 '원팀 선언'을 깨는 행위로 비춰진다. 반면, 문대림 예비후보는 자신과는 관계 없는 내용이라며 거리를 뒀다.

14일 오전 10시 30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장에서도 "K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냐"는 기자단의 질문에 문대림 예비후보는 "(송재호 예비후보가)음주와 관련해 듣고 아는 바는 있었고, K 전 보좌관이 저를 도와주고 있는 건 맞으나, 어제 폭로 자료에 대해선 저와 일체 대화를 나눈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기자단에선 다시 "돕고 있는 건 사실이 아니냐"고 묻자, 문 예비후보는 "제게 호의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캠프 인사임을 부정하진 않았다. 캠프 인사가 제기한 의혹인 건 맞으나, 자신과 논의된 내용이 아닌데다가 자신이 직접 '비방'한 건 아니기에 원팀 서약을 파기한 건 아니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문대림 예비후보는 재차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대신했다. 문 예비후보는 "후보 적격성을 가리기 위해선 검증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공적 과정"이라면서 "당당하다면 토론회에 임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 예비후보는 이날 김광현 대변인이 성명서를 내고 "토론회 개최 무산이 전적으로 송재호 예비후보 때문"이라는 내용을 재차 인용하면서도 "오늘 기자회견엔 대변인의 성명서가 이 자리에 있길 바라지 않았다. 이걸(배포되는 걸) 통제하지 못했다"는 다소 이해못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문대림 예비후보가 현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캠프에서 김광현 대변인의 보도자료를 배포했기 때문이다. 이는 K 전 보좌관이나 김광현 대변인의 발언들이 자신(문대림)의 의중과는 거리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예비후보는 김 대변인의 성명서 내용을 인용하면서 송재호 예비후보의 토론회 불참 행위가 도민을 무시하는 것이기에 사과해야 한다며, 원팀 와해 책임을 송재호 탓으로 돌렸다.

이와 함께 문 예비후보는 "빠른 시일 내에 어떤 형태로든 혹독한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미 '원팀'은 와해됐고 토론회 개최도 무산됐으니 기존처럼 총 공세에 돌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그간 문대림 캠프 측에서 제기한 의혹에 따른 근거들이 제대로 제시된 바 없다는 지적도 가해졌다. K 전 보좌관의 폭로 내용에 따른 근거 역시 부실하다는 주장도 더해졌다.

이에 대해 문 예비후보는 "만일 제가 국회의원이었고 만취돼 쓰러지고 119가 출동할 지경이었다면 제 지지자들이 출마 못하게 막았을 것"이라며 "토론회 때 검증하려 했으나 무산됐기에 추후 캠프에서 검토 논의 후 근거 자료들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기자단에선 "말하는 걸로 봐선 K 전 보좌관이 갖고 있다는 자료와 같은 게 아니냐"고 물었고, 문 예비후보는 "술을 한 사람하고만 먹었겠느냐"며 "현재까지 파악된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K 전 보좌관이 갖고 있는 자료로 의혹제기를 한 건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상대방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자가 자신의 캠프 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는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는, 그러면서도 다른 자료들을 갖고 검토하고 있다는 이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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