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마당에 갓 꽃망울을 터트리는 매화꽃을 보면서 지난 겨울이 유난히 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내 그 지루함이 여유를 가져본 덕분에 서너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도서관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더 많은 책을 읽어야 겠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달에 책 한권 정독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을 많이 못읽는 것은 시간이 부족함보다는 업무나 다른 일 때문에 시간이 자꾸 조각나서 자투리 시간을 연결시키지 못하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었다. 책안을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일은 가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드나들기 때문에 성가신 일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앞서 왜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지를 더 걱정했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위한 나의 지침은 이렇다.

우선, 생활을 단조로워야 된다는 것이다. 교도소에서 독서습관을 키우는 양심수 이야기나, TV 다 끄고 장난감 다 치우고 나면 책을 집어드는 우리집 아이들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책은 최후의 놀이감이다. TV시청을 줄이고, 사색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록 책의 향기가 그리울 것이다.

그리고, 독서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월별, 계절별, 연도별 독서계획을 세워 가족들과 실천해 나가는 것도 독서를 생활화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밥을 먹듯이, 운동 하듯이 정해진 시간을 두고 독서를 하는 것도 독서습관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다.

독서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훑어보는 시간도 책을 고르는 안목을 키우고 독서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도서관은 누구나 꿈꿀 권리를 누리는 세상,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늘 열려 있으며 책들은 세상과 만나는 길목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세상과 소통하고, 또 다른 우주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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