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11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6.10.31. taehoonlim@newsis.com 16-10-31

 
문제는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장현수가 버틴 오른쪽 측면 수비가 취약 포지션으로 떠오르자 포지션 변화를 선택했다.

장현수가 뛰던 오른쪽 측면에는 김창수와 최철순(이상 전북)이 배치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창수는 대표팀에서 새로운 선수가 아니다. 경험도 많고 함께 오래했다"면서 "최철순은 적극적이고 투지 넘치는데 우리가 그 부분에서 조금 부족했다.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선발 배경을 두고는 "울산에서 열심히는 뛰지만 기회가 잘 찾아오지 않아서 득점을 많이 못했다"면서 "그래도 우리가 원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기에 선발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선발된 25명의 선수들로 다음달 11일 캐나다와의 친선경기를 소화한 뒤 23명을 추려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선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발 배경은.

"부임 후 처음으로 25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우리 팀에는 세 포지션의 취약점이 있는데 양쪽 풀백과 포워드다. 그래서 왼쪽 풀백과 포워드 자원을 3명씩 뽑았다. 캐나다전이 공식 A매치라 중요하지만 친선전을 잘 활용해 내부경쟁의 기회로 삼겠다. 박주호와 윤석영을 45분씩 출전을 시켜서 비교하겠다. 홍철은 매주 주말마다 봤다. 포워드도 이정협과 황희찬을 비슷한 방식으로 점검하겠다."

-박주호와 윤석영의 경기력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주호는 오랜 기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출전 명단에도 못 들다가 소속팀 같은 포지션 선수들의 부상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면서 경기력을 체크했다. 윤석영은 소속팀에서 계속 출전 명단에는 포함됐다. 2주전 컵대회에서는 1군팀에서 경기를 뛰었다. 경기를 못 뛸 때는 리저브팀에서 계속 뛰었다. 어쨌든 꾸준히 나온다고 판단했다. 양쪽 풀백은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른쪽은 대안으로 장현수를 기용하며 실험을 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두 선수를 합류시켰다."

-권창훈과 석현준이 빠졌는데.

"권창훈은 나 뿐 아니라 코칭스태프가 매주 수원 삼성의 경기를 보면서 체크한 선수다. 올림픽 이후 정상 컨디션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2주 사이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그래서 대기명단에 포함시켰다. 대기명단에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팀에 합류할 수 있는 채비를 갖췄다고 이해하면 된다. 석현준은 카타르전 전반전만 뛰게 한 뒤 교체했는데 그 이후 소속팀에서 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제외했다."

-월드컵 직행을 위해서는 우즈베키스탄전이 중요하다. 각오는.

"상당히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경기 이후 5경기가 남아있기에 아주 결정적인 경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홈에서 더 이상 승점을 잃으면 안 된다.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4경기에서의 2승1무1패가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될 수 있겠지만 이긴다면 분위기를 바꿀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정협이 승선했는데.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11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A매치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6.10.31. taehoonlim@newsis.com 16-10-31

"공격진은 플랜A와 플랜B를 생각하고 가동한다. 플랜B는 잘 안 풀렸을 때 김신욱을 투입하는 것이다. 카타르전에서는 잘 통했고 이란전에서는 아니었다. 내가 부임 뒤 치른 32경기 중 30경기 기록을 분석했는데 이중 단 2경기에서만 상대보다 점유율이 밀렸고 3경기에서는 비슷했다. 나머지는 우리가 다 우위를 보였다. 특히 16경기에서는 6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 기록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점유율이 높다고 반드시 이기라는 법은 없지만 내가 추구하는 축구 철학은 공을 지배하는 팀이 득점 기회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25m~30m 지점까지 빌드업을 통해 가지만 그 이후 뒷공간 침투나 2대1 패스 등을 좀 더 보여주고 그런 기회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 그런 유형의 선수를 찾다보니 이정협이 떠올랐다. 과거 상주 상무와 아시안컵에서 그런 모습들을 보여줬다. 울산에서는 최근 다시 경기를 뛰면서 그런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것이 코칭스태프를 통해 확인됐다. 황희찬도 마찬가지다. 플랜A를 가동할 대안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정협과 황희찬 중 한 명이 우즈베키스탄전 플랜A라는 의미인가.

"우리 팀이 공격적으로 상당히 강했던 경기에서는 수비 문제가 별로 없었다. 패스 성공률이 높았던 경기에서는 문제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슈팅으로 마무리를 지을 때도 그랬다. 문제는 패스 미스가 많아지면 선수들이 공격을 하다가 수비 조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럴 때 약점이 많이 나왔다. 이란에서도 패스가 차단되면서 실점했다. 공격력을 강화하는 강점을 발휘한다면 자연스레 수비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정협은 소속팀에서의 기록이 좋지 않은데.

"공격수를 평가할 때 득점과 공격 포인트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좀 다른 방식으로도 평가한다. 이 선수를 처음 부를 때 상주에서조차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우리가 원하는 움직임과 추구하는 스타일의 선수였기에 뽑았다. 울산에서는 열심히 뛰지만 기회가 잘 찾아오지 않아서 득점은 많이 못했다. 그래도 우리가 원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기에 선발했다."

-문제점을 노출했던 중국리그 센터백들이 다 승선했는데 여전히 신뢰를 보인다는 의미인가.

"중국과 중동에 진출한 선수들이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활약할 때 국가대표로서의 사명감이나 의욕,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본 결과 해당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단 한 번도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적은 없다. 오히려 다쳐도 대표팀에 오고 싶어하고, 대표팀을 위해 뛰고 싶어하는 모습을 봤다. 이 선수들을 항상 신뢰하고 있다. 홍정호는 카타르전 때 본인의 날이 아니었다는 것을 누구나 봤을 것이다. 한 번 부진해서 신뢰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영도 마찬가지다. 이란전 전반전이 끝난 뒤 교체했지만 2년 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뛰었다. 그런 부분을 간과할 수 없기에 신뢰했다."

-장현수는 이제 오른쪽에서 안 뛰나.

"오른쪽 풀백 중 김창수는 대표팀에서 새로운 선수가 아니다. 경험도 많고 함께 오래했다. 이 선수가 대표팀 수준을 끌어올려줬으면 한다. 최철순은 적극적이고 투지 넘치는데 우리가 그 부분에서 조금 부족했다.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했다. 이 두 명을 오른쪽에 둘 때 장현수에게 센터백이나 볼란치를 맡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전북 선수가 6명이나 되는데.

"경기장 위에서 본인들 실력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승점 삭감이 아니었다면 전북은 이미 4주 전에 리그 우승을 확정했을 것이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들은 얼마나 자신감이 생겼겠느냐. 분위기 전환이나 팀에 안정감을 더해줄 수 있기에 이번에 좀 많이 오게 됐다."

-차두리 전력분석관에게는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

"차두리의 합류로 찬반논란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왜 지금 시기에서 선임했는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겠다. 차두리가 선수 생활을 마감했을 때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역량을 갖췄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차두리가 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밟고 있는데 자격증을 딸 때 (대표팀 생활이) 실습의 일환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년 간 우리가 반드시 매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과 소통하면서도 큰 문제는 없었다. 차두리는 분석관이기 전에 선수 생활을 얼마 전 마감했다. 어찌보면 선수에 더 가까운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와 선수의 가교 역할에서 큰 장점을 보일 수 있다."

-차두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가.

"나와 함께 일하는 모든 스태프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차두리의 경우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영향력이 적을 수도 있다. 반면 교감적인 부분에서는 선수들이 느끼는 것을 나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미팅 때 강하게 말할 때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지, 훈련 강도가 어떤지 등을 조율할 수 있다. 난 항상 선수들에게 방문이 열려있으니 편하게 이야기 하라고 하지만 한국 문화에서는 어렵다. 나에게는 이야기를 못해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료로서 같이 뛴 차두리 분석관에게는 보다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차두리 선임은 직접 요청한 것인가. 지도자 자격증 획득의 배려 차원도 있나.

"작년에 차두리는 하프타임 때 꽃다발을 받는 은퇴식이 아닌 은퇴 경기를 치렀다. 차두리에게만 행해졌던 배려에서 그치지 않고 추후 기성용과 구자철 등이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시작을 마련하고 싶었다. 이번에도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선발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먼저 제안했다. 듣고 고민할 것도 없이 당연히 환영한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아직 코치 자격이 되지는 않아 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표팀을 위해 헌신, 희생하는 의도를 갖고 합류하는 사람에게 과도한 비난은 옳지 않다."
<뉴시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