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의 이상한 진로체험 실적보고서...
강민숙 의원 "아이 한 명 한 명 놓치지 않겠다면서 이렇게 통계내면 되나" 지적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진로체험 프로그램 성과보고서가 실제 보다 과다하게 부풀려져 보고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물의를 빚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고현수)가 17일 제주도교육청을 상대로 지난해 결산안을 심사하는 자리에서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가 이 문제를 꺼냈다.

강민숙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해 진행된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전체 학생 수 대비 44%가량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허나 성과보고서 상에서 실적은 532.6%, 목표 대비 달성율은 무려 1190.1%로 작성됐다.

▲ 강민숙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Newsjeju
▲ 강민숙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Newsjeju

이에 대해 오승식 교육국장은 "데이터가 그렇게 나온 건 학생 1명이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중복 집계하다보니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44%의 학생 수가 거의 1200%를 달성했으므로, 학생 1명당 평균 5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것이며, 1회 참여를 전부 '1명'으로 집계했기 때문에 1200%의 실적을 보인 셈이다. 도내 중·고등학생 수는 대략 4만 2000명 정도 된다. 그러다보니 보고서 상에서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수는 무려 '22만 명'이라는 수치로 산출됐다.

강 의원은 "통계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1명의 학생이 적극적으로 여러 번 참여할 수도 있지만,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에 대한 실태파악이 더 중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아이 한 명, 한 명 모두가 존중받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이석문 교육감의 취지를 생각하고, 진로체험이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기회제공이기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의 수와 그에 따른 불참 사유를 파악하는 것이 진로대책에 더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커다란 실적보고서에 가려 혜택을 못 받는 학생들이 있어선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오 국장은 "합당한 지적이다. 지적한 대로 분석을 통해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강 의원은 "게다가 각 진로체험에 얼마가 투입됐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수치들 없이 결산을 심의하는 건 의미가 없다. 다음 번 결산 때엔 투입된 예산근거를 정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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