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지역 폭우 & 강풍 심해 버스 임시 우회 운행
이미 한라산에 600mm 폭우 쏟아져... 하천 범람 우려에 도민 협조 당부

▲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공사장의 가림막이 강풍에 넘어져 소방당국이 출동해 현장 정리에 나서고 있다. ©Newsjeju
▲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공사장의 가림막이 강풍에 넘어져 소방당국이 출동해 현장 정리에 나서고 있다. ©Newsjeju

초속 41.9m에 달하는 강풍이 제주를 할퀴고, 이미 600mm에 달하는 폭우가 제주에 쏟아지고 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점차 제주에 최근접하자 바람의 세기 강도가 더해지고 비도 이미 예보됐던 강수량을 기록했다.

5일 오후 10시 이 시각 현재 태풍 힌남노는 서귀포 남쪽 약 60km 부근 해상에 도달해 있으며, 곧 제주에 최근접할 예정이다. 힌남노는 시속 30km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으며, 6일 오전 3시께가 되면 제주를 지나 부산 남서쪽 약 180km 부근 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 태풍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40~945hPa를 유지하고 있겠으며, 초속 45~47m(시속 162~169km)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을 상태다. 이제껏 제주에 근접한 태풍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세기를 지녔다.

6일 오전까지 산간엔 600mm가량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었으나, 이미 한라산 윗세오름엔 5일 오후 7시까지 594.5mm의 비가 내렸다. 현재도 계속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6일까지 최대 1000mm에 달하는 강수량이 기록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산간 지역을 제외한 곳들 중에선 서귀포시 대정읍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5일 오후 7시까지 255mm의 강수량이 기록됐으며, 이 외 제주시 오등동에 227.5mm, 안덕·화순에 157.5mm, 가시리에 178.5mm의 비가 내렸다.

바람은 5일 오후 7시까지 집계된 것들 중 한라산 백록담에서 기록된 초속 41.9m가 가장 강력했다.

기상청은 6일 오전까지 시간당 50~10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며, 제주 전역에 100~4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 기상청이 5일 오후 10시에 발표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예상 진로도. ©Newsjeju
▲ 기상청이 5일 오후 10시에 발표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예상 진로도. ©Newsjeju

태풍 힌남노는 제주를 지나고 난 뒤부턴 세력이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6일 오전 3시까지 '매우 강' 등급의 태풍이었던 힌남노는 6일 오전 9시가 되면 '강' 등급으로 한 단계 더 내려가겠으며, 이 때엔 부산과 포항을 관통한 뒤 동해안으로 빠져 나갈 시각이다.

허나 여태 육지에 상륙했던 태풍들 중 가장 강력해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경남과 부산 지역에 상륙할 때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45~955hPa 수준이라 초속 40~45m의 강풍이 불어닥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이미 해당 지역에선 만반의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제주에서도 각종 상황들에 대비하고 대처하는 중이다.

상대적으로 제주시보다 서귀포시에서 폭우와 강풍이 거세지고 있어 5일 오후 8시부터 서귀포 지역의 16개 노선이 임시 우회 운행되고 있다. 

현재 820번 노선은 동광육거리 평화로 합류지점에서 전선이 도로로 침범해 우회 운행하고 있으며, 600번 노선은 법환 서건도 앞 가로수가 도로로 넘어져 우회 운행 중이다. 722-2번과 630번 노선은 온평포구 해안도로 월파로 해당 지점을 임시로 우회하고 있다.

또한 751-1번과 2번, 752-1번과 2번, 761-2번, 151번, 152번, 251번, 252번, 253번, 254번, 255번은 운진항 해안도로 월파로 운진항 기점 하모체육공원 또는 모슬포 홍마트에서 출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해당 노선이 복구되는 대로 버스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신속하게 안내할 방침이며, 제주도 내 195개 노선 중 16개 노선을 제외한 179개 노선은 현재 정상 운행 중이다.

▲ 한천교 현장점검에 나선 오영훈 제주도지사. ©Newsjeju
▲ 한천교 현장점검에 나선 오영훈 제주도지사. ©Newsjeju

이와 함께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한라산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제주도 내 하천이 범람될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현장 답사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제주시 용담동 한천교는 상습적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태풍 ‘나리’와 ‘차바’ 당시 하천이 범람해 인근 주차장 및 도로와 차량이 침수되는 등 큰 재산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오영훈 지사는 "하천 범람으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읍면동 책임자들은 상습침수지역 순찰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하천 범람 시 즉각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종합상황실로 공유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오 지사는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도민들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도민 여러분께서는 상습 침수피해지역이나 재해지역 등 위험지역에 방문하거나 주차하지 말고, 가급적 자택에 머물며 재난방송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정은 총 사업비 380억 원을 투입해 한천교 일대 복개 철거와 반복개구조물 설치, 교량 가설 등을 중심으로 한 ‘한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10월께 공사를 착공해 202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정비 사업을 실시한다.

한편, 제주에서도 역대급 가장 강한 태풍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소방당국과 경찰이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소방안전본부에선 지난 4일부터 현재까지 인명구조 10건(13명), 안전조치 84건, 배수 지원 40회(358톤) 등 총 134건의 안전조치 활동과 130회의 예방활동에 나섰다. 여기에 소방인력만 1192명, 278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9월 5일엔 주로 강풍에 쓰러진 나무나 현수막 및 신호등, 간판들에 대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서귀포시 대정읍에선 공터로 올려놨던 보트가 강풍에 도로로 밀려나가자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가로수에 묶어 놓기도 했다. 태풍이 불어닥치는 시국에 월정리 해안에서 수영하려던 사람들을 발견해 귀가조치 시켰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11시까지 총 1695가구가 정전됐고, 이 가운데 150가구(인화동)만 복구됐다. 나머지 신례리 일대 626가구와 하천리 일대 112가구, 용수리 일대 532가구, 용당리 일대 275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고 있다.

성산읍과 삼달리 지역에선 현재 복구가 진행 중이나 나머지 지역에선 강풍이 워낙 강해 복구작업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례리와 하천리 일대 738가구는 이날 오후 8시 40분께부터 정전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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