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세오름에만 949mm 폭우, 산간 외 지역선 300mm 넘지 않아
순간최대풍속 42.5m/s 기록, 매미급 돌풍은 아냐... 1만 6939가구 정전, 18%만 복구된 상태
침수 5건, 어선 2척 전복, 도로 파손 등 피해 입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아
여객선은 6일 현재도 전면 통제, 하늘길은 회복... 115편 출발 계획 중 2편만 결항

▲ 태풍 힌남노의 강풍에 의한 너울성 파도로 부서진 바위들이 새연교 일대 주차장을 덮쳤다. ©Newsjeju
▲ 태풍 힌남노의 강풍에 의한 너울성 파도로 부서진 바위들이 새연교 일대 주차장을 덮쳤다. ©Newsjeju

이제껏 제주에 불어닥쳤던 태풍들 중 가장 강력하다던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6일 제주를 할퀴고 지나갔다.

초속 60m에 달하는 매미급 돌풍이 불진 않았으나 초속 42.5m의 강풍이 제주를 덮쳤고, 한라산엔 1000mm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다행히 산간 지역을 제외한 도심지에 내린 강수량은 300mm를 넘지 않았다.

1만 7000여 가구가 정전되고 주택 5곳 침수, 어선 2척이 전복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긴 했으나 역대급으로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만큼의 피해가 있을 것이라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생각보다 태풍 힌남노의 파괴력이 덜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제주에 도달했을 때의 중심기압이 940hPa이었던 태풍은 이제껏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주민들과 제주도정이 철저히 대비태세를 갖춰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는 게 맞겠다.

9월 6일 오전 9시 이 시각 현재 태풍 힌남노는 제주와 경남, 부산을 지나 부산 동북동쪽 약 60km 부근 해상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현재 태풍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55hPa로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강풍반경도 400km에 달하는 크기를 갖고 있다.

시속 50km가 넘는 빠른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으며, 이날 낮 12시께에 이르면 울릉도를 지나 동해상을 완전히 빠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6일 자정께에 일본 삿포로 북서쪽 약 400km 부근 해상까지 도달한 뒤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된 후 소멸될 예정이다.

태풍이 지나갔지만 아직도 제주엔 곳에 따라 시간당 15mm 내외의 비가 내리고 있으며, 바람 역시 초속 25m가 넘는 강풍이 불고 있는 곳도 있다. 대부분 오전까지만 이러한 날씨 상태가 이어지겠으며, 기상청은 이날 오전가지 5~3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봤다.

▲ 기상청이 6일 오전 7시에 발표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예상 진로도. ©Newsjeju
▲ 기상청이 6일 오전 7시에 발표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예상 진로도. ©Newsjeju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한라산 윗세오름이다. 무려 1000mm에 달하는 949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산간 지역 외에선 오등동 지역에 300mm의 폭우가 쏟아진 게 가장 많다. 이 외 강정동에 220.5mm, 가시리에 255.5mm, 고산과 대정에 각각 266.3mm, 278mm의 비가 내렸다. 제주시엔 187.3mm, 서귀포시 157.9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분 곳은 고산 지역이다. 일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42.5m(시속 155km)가 찍혔다. 이 외 새별오름에서 35.3m/s, 마라도에서 32.6m/s의 강풍이 불었다. 해상에도 아직 강풍이 불고 있어 파고가 2~6m 이상으로 일고 있어 바닷길은 여전히 전면 통제돼 있는 상태다. 전체 11항로 17척이 모두 묶여 있다.

한라산도 전체 7개 탐방로가 전면통제도 있으며, 하늘길은 6일 오전 곧 재개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 55분 첫 출발 예정이며, 이날 출발 계획 115편 중 2편만 결항이 예정돼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택 두 곳과 차량 2대, 상가 1곳이 침수 피해를 입고 이재민은 없었다. 다만, 반지하 가구와 저지대 가구 등 8가구 24명이 일시 대피했다가 현재는 모두 자택으로 귀가 조치됐다.

강정과 신도항에 정박해있던 어선 2척이 전복됐으며, 강정항 내 20m의 도로가 파손됐다. 이 외에도 수십그루의 나무가 쓰러지고, 간판이 떨어져 나가거나 공사장 내 시설물들이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 태풍 힌남노에 의한 강풍으로 나무가 도로에 쓰러져 경찰이 차량을 우회시키고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안전조치에 나섰다. ©Newsjeju
▲ 태풍 힌남노에 의한 강풍으로 나무가 도로에 쓰러져 경찰이 차량을 우회시키고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안전조치에 나섰다. ©Newsjeju

무엇보다 정전피해가 심각했다. 1만 6939호가 정전을 겪었으며 이 가운데 18%(3056호)만이 복구된 상태다. 태풍이 지나가는 시점에 바람이 워낙 강해 제대로 된 복구작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는 한국전력본부 제주본부에서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전력 복구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정전으로 인해 12곳의 오수중계펌프장도 가동을 멈췄다가 7곳이 복구됐다. 사라봉과 남원, 유수암에 있던 3개의 정수장도 가동이 멈췄다. 현재 7개소만 복구가 이뤄졌으며 나머는 복구 중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5일 오전 6시부터 최고 등급인 비상 3단계를 발령해 비상 근무에 나서면서 피해상황을 집계하고 소방과 경찰 인력을 동원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이번 태풍으로 인해 지난 1일부터 6일 오전 7시까지 총 1431명을 총동원해 900회나 출동해 안전조치에 나섰다. 인명구조 11건(14명), 안전조치 232건, 배수지원 42회(407톤)와 151회의 예방활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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