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고성 인신공격 난무했던 경청회 두고 "그 정도의 주장은 있을 수 있어"

제2공항 반대 비상도민회의, 
11일 제주도정에 공개서한 전달 '사과 요구 및 개선책 마련' 요구
답변 내용 보고 향후 경청회 참가 여부 결정할 것... 보이콧 가능성 시사

▲찬반 싸움붙인 제2공항 제2차 도민경청회. ©Newsjeju
▲ 제주 제2공항 제2차 도민경청회. 제주도정은 도민의견을 듣겠다는 절차로 진행한 경청회이지만, 진행 내내 단 한 번도 '경청'이 되지 못했다. ©Newsjeju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최근 두 차례 진행됐던 제2공항 도민경청회를 두고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오 지사의 이러한 답변은 11일 진행된 제415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나왔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이 도민경청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자, 오 지사는 이를 부정했다.

오 지사는 "첫 번째 같은 경우엔 대단히 큰 갈등이 예상됐었지만 그 정도면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됐었고, 두 번째엔 일부 파행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그 정도의 주장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 지사는 "경청이라는 건, 도민의 의견을 듣겠다는 의지가 표현된 새로운 정책 방식"이라고 전제하면서 "현재로선 어떤 방식으로 의견수렴을 정리해서 국토부로 전달할 것인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허나 오영훈 지사의 이러한 평가와는 달리 두 차례 도민경청회에서 '경청'은 없었다. 경청은 오 지사가 설명한 그대로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는 자세를 일컫지만, 앞선 두 번의 도민경청회 현장에선 결단코 '경청'은 단 한 차례로 이뤄진 바 없다.

찬성이든 반대 측이든 누군가의 발표 때마다 상대 측이 고성을 지르고 비아냥을 일삼으면서 발언이 제대로 진행되질 않았다. 특히 제2공항 찬성 측이 수시로 방해해 중단되기 일쑤였고, 그 때마다 사회자가 중재에 나서 겨우 진행시키는 정도였다. 

그 뿐만이 아니라 육두문자를 동원한 욕설과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터져 나왔다. 게다가 학생의 발언을 두고 "집에 가서 공부나 할 것이지 학생이 여긴 왜 왔냐"며 인권침해 발언까지 쏟아졌던 도민경청회였다. 그러다보니 경청회 현장에선 다수의 도민들이 "찬반 싸움 붙이는 게 무슨 경청회냐"라거나 "대체 진행을 어떻게 하길래 이렇게 되는 거냐"는 등의 비판이 속출했다.

▲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Newsjeju

오영훈 지사는 과연 현장을 보긴 한 걸까, 대체 경청회 결과를 어떻게 보고받았길래 이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를 하는걸까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제2공항 반대 측은 11일 제주도정 측에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학생 발언에 대한 인권침해 및 인신공격 발언이 제기될 때 행사 주최 측인 제주도정이 이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할 것과, 경청회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해 달라는 두 가지 요구를 담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제주 제2공항 반대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정으로부터 회신을 받아본 뒤, 향후 도민경청회 참가 의향을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답변히 시원치 않을 시엔 '보이콧' 할 수도 있다는 배수진까지 쳤다.

향후 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는 오는 4월 26일과 5월 8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4월 26일 경청회는 제주 서부권 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되며, 5월 8일은 제주시권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한편, 오영훈 지사는 이날 답변을 통해 "추가 경청회가 5월 8일로 계획돼 있지만 필요하다면 의견수렴 기간을 더욱 확대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함에 따라 도민경청회가 4차에 이어 5차 혹은 그 이상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허나 제2공항 반대 측이 경청회 참석 보이콧을 결정할 경우가 변수여서 향후 경청회 일정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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