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성산국민체육센터서 '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 열려

▲ 29일 제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열려 찬반세력이 치열한 주장을 펼쳤다.  ©Newsjeju
▲ 29일 제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열려 찬반세력이 치열한 주장을 펼쳤다. ©Newsjeju

제주 제2공항에 대해 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도정은 29일 오후 3시부터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주 제2공항 도민경청회'를 열고 도민들의 찬반의견을 골고루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도민경청회에서는 한차례의 소동과 잦은 고성·야유가 있었지만 진행 자체가 어려웠던 2019년 설명회와 달리 정상적으로 종료됐다.

경청회 순서는 ▲제2공항 용역진 포스코건설 관계자의 기본계획안 설명 ▲찬반측 의견표명 ▲강당 플로어 참가자 의견 개진으로 이어졌다. 

찬성과 반대 측 주민들은 강당을 가득 메워 제2공항 사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으며, 경청회 중간에 고성을 지르고 반대되는 의견에는 불만을 표하는 등 열띤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  ©Newsjeju
▲ 발언을 하고있는 박찬식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 ©Newsjeju

이날 반대 도민을 대신해 발언한 박찬식 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 정책위원은 발언을 시작하며 성산 후보지 주변에서 발견된 조류 172종 중 39개 종만 이번 위험평가에 들어간 점을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에 대해 국토부는 국내 공항에서 사고난 사례가 없기 때문이라는데 충돌 사례가 없는 종은 앞으로도 절대 안 부딪힌다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국토부가 조류 충돌의 심각성을 평가 비교 분석한 것에서 같은 종의 조류인데도 평가 기준이 달랐던 것을 언급했다. 흑산도 공항 용역에서는 피해정도가 '매우심각'이라고 평가됐던 조류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매우낮음'이라고 평가됐다는 것이다.

▲  ©Newsjeju
▲ 29일 제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열렸다.  ©Newsjeju

또한, 박 위원은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 연간 4560만 명이 제주에 올거라고 예측했는데 오늘 발표에서 600만 명이나 감소했다"며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데 어떻게 계속 이렇게 항공수요가 늘 수 있다는 말이냐. 이 수요 예측은 가장 중요한 노령화 요소를 반영하지 않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2020년 공개토론회 때 공개적으로 도민 다수의견 따르겠다고 했으며 도민의견 존중하겠다고 한 두 번 말한 것이 아니"라며 "지금 기본계획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제주도정이 이를 검토해야될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위원은 제주도정에 검증을 구성할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제주도정은 찬반 여론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최종 판단하기 위한 절차로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국토부장관에게 요청하라"며 "이를 국토부가 받아들이지 않을시 도지사는 모든 권한을 동원해서 국토부의 협조에 불응하고 주민투표를 실시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날 용역진의 기본계획안 설명까지는 강당 내 차분한 분위기가 지속되는듯 싶었으나 박 위원의 입장표명이 시작되자 찬성 측에서 간간히 고성이 나왔다.

박 위원의 발언 도중 그를 겨냥한 인식공격성 발언이 이어지자 반대측 주민이 다가서면서 물리적 충돌의 일촉즉발 상황 직전까지 전개됐다. 주변에 있던 이들이 온몸으로 막아서면서 몸싸움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 29일 제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열려 찬반세력이 치열한 주장을 펼쳤다. ©Newsjeju
▲ 찬반 대립이 격해지자 몸싸움이 벌어질 뻔 했으나 주변에서 막아서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Newsjeju

찬성 측 대표로는 오병관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나섰다. 그는 "반대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야기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오 위원장은 정부가 최선을 다해 피해 보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피해 주민의 인접토지 수용 ▲성산에 관광청 유치 ▲제2공항 운영 이익 일부 성산 지역 환원 ▲일자리 창출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난 겨울 폭설 시에 3차례 결항되고 대합실에서 밤을 새는 난리를 겪었다"며 "결항은 폭설이 아닌 강풍 때문인데 제주공항은 북풍이 강하면 이착륙이 위험하다. 제2공항은 남북 활주로라서 강풍에 의한 문제는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국회의원들이 8년 갈등의 주범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김한규 의원이 공항소음법 개정안을 내면서 야간비행을 제시한 것은 철없는 어린아이 같은 주장"이라며 "송재호 의원도 제2공항 포기하고 제주공항 확장하고 정석비행장을 보조비행장으로 쓰자고도 했었고 제2공항의 입지 성산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서 안전하고 쾌적한 공항을 지어주겠다는데 국회의원들이 밥상을 차버리는 격"이라며 "국회의원이 소신껏 했다면 이렇게 끌어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제2공항 문제로 조류 충돌 조사가 왜곡됐다느니, 군사공항이라거나 주민투표 해야 한다면서 이미 지난 것을 다시 꺼내 도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라"며 "제2공항 건설만이 8년 갈등을 끝내는 길"이라고 제2공항 건설을 촉구했다.

▲ 29일 제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열려 찬반세력이 치열한 주장을 펼쳤다.  ©Newsjeju
▲ 찬성 측 대표로 나선 오병관 제2공항성산읍추진위원회 위원장. ©Newsjeju

찬반 측 발언 이후에도 강당 플로어에 있던 사람들 중 발언을 원하는 인원이 번갈아가면서 연단에 올라가면서 의견개진을 하는 시간이 이어져 팽팽히 맞섰다.

이날 설명회는 제주도정 공식 유튜브 ‘빛나는 제주TV’로 생중계됐다. 당시 250명 넘게 동시 접속했고 실시간 채팅창에도 의견이 분분해 찬반측은 온라인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편, 제주도정은  4월 6일에는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과 4월 24일 제주시 농어업인회관에서 2·3차 도민경청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 29일 제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열렸다. ©Newsjeju
▲ 29일 제주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도민경청회가 열렸다. ©Newsjeju

 

▲  ©Newsjeju
▲ 의견제출서에 투입할 의견을 작성중인 주민. ©Newsjeju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