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제주 노형오거리 도로서 대규모 집회 시위
약 1,000여 명 집결···"윤석열 정부, 일본 편만 들고 있어"
"정부는 원전 오염수 방류에 단호한 반대 입장 나서야"
욱일기 찢고, 제주 바다·해녀 상징 테왁 불태우기도

▲ 제주도민 사회단체들이 모여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시위를 열었다. ©Newsjeju
▲ 제주도민 사회단체들이 모여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시위를 열었다. ©Newsjeju
▲ 제주도민 사회단체들이 모여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시위를 열었다. ©Newsjeju
▲ 제주도민 사회단체들이 모여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시위를 열었다. ©Newsjeju

일본이 오는 7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주도민 사회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펴져 나갔다. 제주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끼치는 최악의 결정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서는 "국민적 공포와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일본 편을 들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13일 오후 2시 '일본 핵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제주 범도민대회'는 주제주 일본국총영사관 맞은편 노형오거리 북쪽 도로변에서 대규모 집회 시위에 나섰다. 

당초 집회는 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진행하려고 했지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로에서 열렸다. 해당 법률은 외국 공관 경계 100m 이내에서 집회를 열어야 한다고 규정됐기 때문이다. 

노형오거리 기준 이호 방면 도로로 빠지는 북쪽 한 차선을 모두 집회 장소로 활용해 일대는 차량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집회 측은 약 1,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고, 경찰은 280여 명이 동원돼 차량 통행과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신산리 마을회 난타 공연으로 시작을 알린 집회는 ▲대회사 낭독 ▲원자력 안전과 미래 이정윤 대표의 전문가 발언 ▲공연 ▲투쟁사 ▲결의문 낭독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항의서한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대회사는 김덕문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 정성조 한국수산업 경영인 제주연합회장, 고광성 양용찬열사 추모사업회장이 낭독했다. 

이들은 "핵 오염수 해양투기가 코앞에 도달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의 180배에 달하는 세슘 검출로 공포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범도민대회 포문을 열었다.

이어 "상황은 심각하지만, 정부여당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국민적 공포와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일본 정부 편만 들고 있다"며 "일본이 저지르는 국제범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정부여당이 동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덕문 회장 등은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고 범죄로, 윤석열 정부는 방관하지 말고 반대 의사를 즉각적으로 밝혀야 한다"면서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지, 핵 오염수 해양투기'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선 시민 ©Newsjeju
▲ '저지, 핵 오염수 해양투기'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선 시민 ©Newsjeju
▲ 제주도 해녀협회 고순자 사무국장이 바다와 해녀를 상징하는 테왁을 태우고 있다 ©Newsjeju
▲ 제주도 해녀협회 고순자 사무국장이 바다와 해녀를 상징하는 테왁을 태우고 있다 ©Newsjeju

'원자력 안전과 미래' 이정윤 대표는 전문가적 소견을 보탰다. 

이 대표는 "불과 5년 전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이 안전하다고 평가했었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결국 일본이 거짓말을 한 셈인데, 일본이 하는 말을 정직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후쿠시마 앞바다 오염 1년 만에 태평양을 건너 미국 해역 참치가 오염된 것이 발견됐지만, 일본은 독자적으로 해결하려는 오만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며 "독자적 해결책은 오염수를 버리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거짓말만 하는 일본에 왜 한국 정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지 복장이 터진다. 어민들의 안전, 소비자들의 안전,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일본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쟁사 발언에 나선 제주도 해녀협회 고송자 사무국장은 한국 정부의 시찰단 일본 방문은 '대국민 사기'라고 표현하면서, "오염수 방류는 전 세계적 민폐로 만일 방류를 막지 못한다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도민과 국민들의 반대 목소리 동참을 호소했다. 

김윤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은 결의문 낭독으로 '핵 오염수 안전성 불신'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일본 내부에서조차 신뢰받지 못하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안전성이 타국에서 신뢰받는 것 자체가 애초에 무리"라며 "유독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만 신뢰를 보내는 기이한 현상이 현재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핵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자국 내에서 처리하면 될 일이지 왜 먼바다로 흘려보내겠는가"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해양투기에 대해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집회 측은 시위 종료 후 제주 바다와 해녀를 상징하는 테왁을 '후쿠시마 핵 오염수'라는 글귀를 붙인 드럼통에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 시위 참석자들이 욱일기를 찢어 불태우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와 함께 '일본 핵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제주범도민대회' 대표단들은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을 찾아 항의서안을 전달했다. 다만 일본국총영사관 건물 내부까지는 출입이 통과됐지만, 사무실 진입은 경찰 제지로 직접 전달이 아닌 문틈으로 밀어넣는 형식이 됐다. 

▲ 집회가 끝난 뒤 항의 서한 전달을 위해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을 찾은 범도민연대 ©Newsjeju
▲ 집회가 끝난 뒤 항의 서한 전달을 위해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을 찾은 범도민연대 ©Newsjeju
▲ 집회가 끝난 뒤 항의 서한 전달을 위해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을 찾은 범도민연대 ©Newsjeju
▲ 집회가 끝난 뒤 항의 서한 전달을 위해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을 찾은 범도민연대 ©Newsjeju

한편 '일본 핵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제주 범도민 연대'는 제주특별자치도 해녀연합회, 어촌계장협의회, 제주특별자치도수산업중도매인연합회, 어선주연합회, 사)한국수산업경영인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사)제주특별자치도 한라봉연합회, 사)한국농촌지도자 제주도연합회, 사)한국생활개선 제주도연합회, 사)제주특별자치도4-H본부, 사)전국농업기술자 제주도연합회, 사)한국유기농업협회 제주도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사)한국여성농업인 제주도연합회, 사)한국양봉협회 제주도지회, 사)대한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 대한양계협회 제주도지회, 사)제주마생산자협회, 사)전국한우협회 제주도지회, 사)한국정보화농업인 제주도연합회, 사)농가주부모임 제주도연합회, 사)한국새농민회 제주도회, 사)고향주부모임 제주도지회, 제주특별자치도 4-H연합회, 사)한국후계농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 사)한국임업후계자협회 제주도지회, 사)제주특별자치도친환경협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대안연구공동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 곶자왈사람들, 제주YMCA, 제주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제주환경운동연합, 평등노동자회 제주위원회, 제주민주민생평화통일 주권연대, 제주통일청년회,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청소년기후평화행동, 한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탈핵기후위기행동, 한살림제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녹색당, 정의당제주도당, 진보당제주도당, 노동당제주도당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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