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회의 투표 결과, 50.8% '현행 유지', 41.2% '폐지', 8% '유보'
원탁회의 운영위, 26일 제주시에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재탄생' 권고안 제출

들불축제 존치 여부에 대한 제주도민의 생각은 '현행 유지'였다.

허나 들불축제 숙의형 원탁회의를 진행한 운영위원회(위원장 권범)는 제주시에 축제를 현행 그대로 진행하되 기존과는 다른 변화를 꾀해 '재탄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아 권고안을 제출했다.

들불축제 원탁회의 운영위원회는 26일 오후 3시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권고안 채택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9일 원탁회의 투표 결과와 권고안을 발표했다.

우선 제주시는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진행한 제주들불축제 존폐 및 대안에 대한 제주도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9월 19일에 시민대표단을 소집해 원탁회의을 진행해 투표했다.

앞선 인식조사에선 '들불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6.7%였고,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31.6%, 유보는 11.7%로 조사됐다. 이후 19일 원탁회의 당일 투표에선 '현행 유지'가 50.8%로 조금 줄어든 반면, '폐지'가 41.2%로 크게 늘었다. '유보'는 8%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권범 위원장은 "참여단의 40.6%(76명)가 당초 의사를 변경하는 등 숙의민주주의 과정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며 "도민참여의 결과대로 제주들불축제를 계속 존치시켜 행사를 치르게는 하되,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재탄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에 개최됐던 제주들불축제 현장.
▲ 지난 2019년에 개최됐던 제주들불축제 현장.

# 들불축제 유지, 그렇다면 불놓기는?

이에 따라 제주시는 원탁회의 운영위 권고안에 검토해 축제 지속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앞서 강병삼 제주시장은 행정에서 일체 개입하지 않고 권고안대로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제주들불축제는 '현행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문제는 들불축제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오름 불놓기'를 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여진다.

당초 들불축제를 지속해야 하는가에 따른 공론화가 진행된 이유가 '오름 불놓기'였기 때문에 행사가 '현행 유지'된다 하더라도 '불'을 이용한 행사로는 진행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원탁회의 운영위에서도 "기후위기 시대, 탄소배출 억제, 산불, 생명체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이제는 행사를 관에서 주도하지 말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이에 대해 운영위는 시민참여단에게 제주들불축제 변화를 위한 대안을 물어본 결과, 현행대로 '오름 불놓기'를 유지하자는 의견은 30.5%였고, 축제를 진행하되 오름 불 놓지 않기는 19.8%, 새별오름을 그대로 보존하자는 의견은 20.3%로 조사됐다. 다른 축제로 개발하자는 의견은 18.2%였다.

즉, 오름 불놓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압도적인 셈이다.

이에 따라 들불축제는 '오름 불놓기'를 빼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살짝 언급했던 '레이져 쇼' 등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제주시는 추석 연휴가 지난 뒤, 강병삼 제주시장이 직접 나서 이에 대한 브리핑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 때 축제의 방향성까지 언급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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