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요청으로 다음 달 17일 서울광장에서 김 전 대통령의 추모제를 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원래 17일에는 서울시청 광장에 다른 행사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대통령의 배려로 장소 협조를 받아 추모 문화제가 열리게 된 것"이라며 "이희호 여사가 27일 임태희 대통령 실장에게 직접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 광장 이용을 신청할 경우 심의를 통해 결정하되 먼저 신청한 단체 등에 우선권을 부여해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는 "8월17일 서울시 문화예술과의 문화 행사가 예정돼 있었고, 그 때가 을지훈련기간이라 시 차원에서 안보전시회를 계획했었다"며 "아직 계획단계였는데 김대중 평화센터로부터 추모문화제를 열겠다고 신청해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대중 평화센터가 행사 세부계획을 전달하지 않은 상태라 아직 최종 허가가 나지 않았다"며 "세부계획서가 도착하면 이를 검토해 허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광장에서는 지난해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도 열렸었지만 49재 추모행사의 경우 경찰이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를 들어 광장 사용을 불허해 논란이 일었었다.

한편 김대중 평화센터는 다음달 10일~18일을 김 전 대통령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10일 자서전 출판기념회, 17일 추모문화제, 19일 추도식 등의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희호 여사는 27일 취임 인사차 동교동 자택을 찾은 임태희 실장에게 "추모문화제는 정치 행사가 아니라 문화행사로, 순수한 추도행사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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