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은 1일 비대위 사퇴와 관련해 "결심을 보류하며 참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날 오전 CBS와 KBS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나만을 위해 (사퇴하기로) 결심하면 (비대위의) 여러 상황이 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만을 위해 행동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결심을 보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있다는 뜻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위원은 "그렇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비대위원장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사이가) 안 좋으면 비대위에 왔겠느냐"며 "(불화설은) 옆에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명박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던 김 위원장은 실세 용퇴론과 관련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전날 한나라당의 위기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비롯됐다던 이상돈 비대위원의 발언에 공감을 표시하며 "그때 오판했던 분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판단을 안하고 있기 때문에 귀추를 두고봐야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의 지역구 출마선언에 대해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서울시민으로부터 거부 당했는데 다시 서울에서 출마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리석은 행위"라며 이 비대위원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북한 인권과 개방 요구를 당 정강·정책 개정안에서 삭제한데 대한 비판은 "제3자 입장에서 아무리 북한의 개혁·개방을 주장해도 큰 의미가 없다"며 "북한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주권국가인데 남의 나라에 개혁·개방을 요구한다 해도 그들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불가능한 것을 갖고 가능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정강정책의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우리 현실을 보면 국민들이 정치가 아닌 거대 경제세력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다"며 "지나치게 커진 경제세력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경제가 민주적으로 운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기업활동 위축 등의 우려에 대해 김 위원은 "지나친 걱정"이라며 "정치권도 경제가 받침이 되지 않으면 다른 것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재벌권력의) 남용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은 론스타에 대한 국정조사나 감사청구 요구와 관련해 "여야가 국회에서 론스타 문제를 합의하면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여당에 대한 압박용으로 쓰지말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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