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허창옥 부의장 "영전에 명복을 빕니다"
故 허창옥 부의장 "영전에 명복을 빕니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05.28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농민운동의 산 증인이었던 故 허창옥 부의장 영결식
28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도의회장(葬)으로 치러져
▲ 故 허창옥 부의장. ©Newsjeju
▲ 故 허창옥 부의장. ©Newsjeju

故 허창옥 부의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장(葬)으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9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됐다. 유가족과 제주도지사와 교육감을 비롯한 각계 대표, 장의위원, 도민 등 300여 명이 자리했다.

고인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그가 이제껏 걸어왔던 길이 소개된 뒤 김태석 의장이 조사(弔辭)를, 원희룡 지사와 이석문 교육감, 농민회 대표가 추도사를 읊었다. 이어 추모시와 추모글이 낭독되고 난 후 헌화와 분향으로 이날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그는 한평생 제주에서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오는 길에만 매진해 왔던 제주농민운동의 산 증인이다. 1987년에 대정농민회가 창립되면서 농민운동을 이끌어왔다. 그의 그런 기질과 활동들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과 부의장 등의 역할을 맡아 온 것이 그의 열정과 의지를 증명한다.

정치길에 뛰어들었을 때도 이는 변함이 없었다. 지난 2012년 4월 보궐선고로 제주도의원에 당선돼 제주도의회에 입성한 허 부의장은 그의 고향 대정읍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면서 내리 3선 의원을 지냈다.

3선 의정활동 기간 중에도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제주농업'과만 함께 하려고 했다. 제9대 의회와 제10대 의회 시절 내내 농수축경제위원회에서만 활동했다. 그의 이러한 제주농업에 대한 열정은 그가 어느 정당에 속해있건, 정당에 속해있지 않건 상관없었다.

무소속이었지만 제11대 의회에서도 FTA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이 기간 중 그는 한·중FTA 타결에 임박해 감귤 등 제주농산물 11개 품목에 대한 '양허 제회'를 지켜내고자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었다.

그의 이러한 열정은 제11대 의회 부의장으로 선출되기에 이르렀고, 2017년엔 우수 의정대상과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에 선정됐다. 동료의원과 공직자가 뽑은 베스트 의원상과 제주도카메라기자회가 선정한 '올해의 의원상'도 수상했다.

▲ 故 허창옥 부의장에 대한 영결식에서 조사(弔辭)를 읊고 있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추도사를 전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 이석문 교육감. ©Newsjeju
▲ 故 허창옥 부의장에 대한 영결식에서 조사(弔辭)를 읊고 있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과 추도사를 전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 이석문 교육감. ©Newsjeju

허 부의장 영결식에서 조사(弔辭)를 읊은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장의위원장)은 "이제 생전의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편히 영면하라"며 "이 땅의 농업과 농민의 미래를 노심초사하던 그 마음을 우리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하지만 남은 몫까지 우리가 다 해내겠다는 각오를 가슴에 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석 의장은 "생전에 보여줬던 그 열정은 우리들 마음 속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로 타 오를 것"이라면서 "하늘에 있더라도 제주농민과 함께하면서 제주를 보살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제주농업과 농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언제나 처음처럼 소통하고 발로 뛰는 뚝심 일꾼이 되어 함께 뛰겠다"고 갈음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추도사를 통해 허 부의장의 영결식에 아픔을 같이 했다.
원 지사는 "농업인을 위해 늘 진정성 있게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제주의 미래를 걱정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정성으로 키운 고구마를 수확해 직접 도청까지 손수 들고 와서 나눠주던 따뜻한 온기가 지금도 느껴진다"고 술회했다.

이어 원 지사는 김 의장의 약속처럼 제주의 농업에 대한 허 부의장의 발자국과 열정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당신이 다 펼치지 못한 제주의 꿈과 다 보듬지 못한 도민의 삶, 저희가 엄중히 받들어 도민이 행복한 제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그곳에서 영면하기를 기원하고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허 부의장을 '동지'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다. 이 교육감은 "농민운동가이자 진보 정치가로서의 그의 삶은 운명이었다"면서 "그가 늘 깨어있고자 했던 건 소외된 곳을 가장 먼저 채우는 따뜻함이 되곤 했다"고 표현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그 따뜻함이 제주가 실현해야 할 시대정신으로 승화돼 지금까지 빛나고 있다"면서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를 통해 제정된 '친환경 우리 농산물 학교급식 조례'가 그의 손을 통해 제정된 것임을 알렸다.

그러면서 이 교육감은 전국 최초의 고교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4.3평화인권교육의 전국화 성과 모두 허 부의장의 성취로 돌렸다.

이 교육감은 "이젠 자유롭게 편안히 쉬어도 된다"면서 "종종 알뜨르를 찾아가면 바람으로, 들꽃으로 그 넉넉한 웃음을 지어달라"고 당부했다.

허 부의장은 올해 갑작스레 찾아든 병마(간암)와 싸우다 지난 23일 오후 10시 30분께 끝내 숨을 거뒀다. 그의 나이 불과 56세(1963년생)였다. 이날 오후 3시께 제주시 황사평 천주교성지에 안치된다.

故 허창옥 부의장에 대한 영결식이 28일 오전 제주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장(葬)'으로 치러졌다.
故 허창옥 부의장에 대한 영결식이 28일 오전 제주도의회 의사당 앞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장(葬)'으로 치러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