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넘게 파도와 사투, "이제 죽는구나 싶었어요"
두 시간 넘게 파도와 사투, "이제 죽는구나 싶었어요"
  • 이감사 기자
  • 승인 2019.11.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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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라도 63km 해상에서 전복된 통영선적 근해 장어연승 창진호
구조된 기관장 이씨 당시 상황 전해···"높은 파도에, 많은 바닷물 어선 안으로"
승선원 14명 중 13명 구조됐으나 3명 끝내 사망판정, 실종자 1명 수색 총력
▲ 제주 마라도 남서쪽 약 87km 해상에서 조업에 나선 통영선적 창진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자 14명 중 13명이 구조됐으나 3명이 안타깝게 숨졌다. 또 실종자 1명에 대한 수색을 해경이 진행하고 있다. / 전복된 창진호 선원 구조를 위해 수색 중인 제주해경 ©Newsjeju
▲ 제주 마라도 남서쪽 약 63km 해상에서 조업에 나선 통영선적 창진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자 14명 중 13명이 구조됐으나 3명이 안타깝게 숨졌다. 또 실종자 1명에 대한 수색을 해경이 진행하고 있다. / 전복된 창진호 선원 구조를 위해 수색 중인 제주해경 =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사고 영상 갈무리 ©Newsjeju

"평소보다 많은 바닷물이 한꺼번에 기관실쪽으로 들어왔어요. 파도에 휩쓸렸을 때 '아 이제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 마라도 남서쪽 약 63km 해상에서 전복된 근해 장어연승 창진호(24톤, 통영선적)의 구조 승선원 이모(39. 남. 기관장. 경남)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달 1일 통영항에서 출항한 창진호는 완도항에 입항 후 11월16일 오전 7시30분쯤 다시 조업 차 제주해역으로 나섰다가 사고가 났다.

창진호는 오늘(25일) 오전 6시40분쯤 "배가 뒤집어질 것 같다"는 내용으로 어선 A호와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해경 측은 이날 오전 7시19분쯤 창진호가 전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창진호 승선원은 총 14명으로 한국인 8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6명으로 구성됐다.  

현장으로 급파된 해경함정과 공군 헬기 등은 구명벌에 탑승했던 선원 4명과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바다에 표류 중인 선원 9명 등 총 13명을 구조했다. 실종자 1명은 내국인 최모(66. 경남 고성군)씨다. 

구조된 승선원 중 선장 황모(61. 남. 통영)씨와 선원 강모(69. 경남)씨·김모(60, 제주시)씨 등 3명은 사망판정을 받았다.

생존자 기관장 이씨는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당시 사고 해역은 북서풍 19m/s, 파고 4m의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 사고어선 창진호에서 구조된 기관장이 병원으로 이송, 안정을 취한 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씨는 "평소보다 많은 양이 바닷물이 한꺼번에 많이 기관실까지 들어왔다"며 상황을 알렸다. ©Newsjeju
▲ 사고어선 창진호에서 구조된 기관장이 병원으로 이송, 안정을 취한 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씨는 "평소보다 많은 양이 바닷물이 한꺼번에 많이 기관실까지 들어왔다"며 상황을 알렸다. ©Newsjeju

이씨에 따르면 기관장인 그는 사고 당시 기관실 안에 머물고 있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기관실로 들어와 밖으로 나가봤더니 어선 냉장고가 쓰러져있고, 배가 한쪽으로 기울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승선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꺼내 입기 시작했다. 높게 치는 파도와 조금씩 기울어져가는 어선에 모두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숨진 선장 황씨는 조타실에서 계속해서 배의 전복상황을 알리며 구조요청 신호를 다급하게 보냈다.

사고어선 창진호는 단 하나의 구명벌이 존재했다. 이씨는 구명벌 작동을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바닷물은 계속해서 어선 안으로 차올랐고, 시간은 촉박했다. 배 위에서 버틸 때까지 견디다가 이씨는 바다로 휩쓸려갔다. 그때 이씨는 '아, 이제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심정을 읊조렸다.

바다로 휩쓸린 이씨는 총 5명(내국인 2명, 인도네시아 선원 3명)의 선원들과 배에 있던 동그란 부표를 잡고 의지해 있었다.

표류 중에는 작동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터지지 않던 구명벌 위에 4명의 선원이 타 있는 광경도 보였다. 나머지 선원들의 행방은 눈으로 찾지 못했다.

해경에 구조될 때까지 일행들과 함께 버티고 버텼다. 이씨는 약 2시간 반 가량을 표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조 후 해경함정에서 시계를 봤더니 오전 9시5분쯤이었다고 상황을 복기했다.

창진호 기관장 이씨는 "오랫동안 함께 생활한 동료들이 사고로 죽어서 마음이 좋지 않네요"라고 말문을 흐렸다.

마라도 남서쪽 약 87km 해상에서 통영 어선이 전복됐다. 해경 등은 승선원 14명 중 13명을 구조했다. / 구조를 기다리며 구명벌에 의지해 있는 선원 모습 =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마라도 남서쪽 약 63km 해상에서 통영 어선이 전복됐다. 해경 등은 승선원 14명 중 13명을 구조했다. / 구조를 기다리며 구명벌에 의지해 있는 선원 모습 =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한편 해경은 실종선원 최모(66. 경남 고성군)씨 수색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경은 경비함정 2척과 헬기 2대가 사고해역을 수색 중이다. 또 민간어선 4척과 공군도 투입됐다. 

사고해역은 현재 북서풍 19m/s, 파고 4m의 좋은 않은 기상상태다. 수온은 21도에 수심 95m. 

실종선원 수색과 함께 해경은 구조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 등을 병행 중이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창진호는 내일(26일) 저녁 8시 전만 통영시 동호항으로 조업을 마치고 입항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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