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측에 제주용암수 출시 관련 공개 경고
국내 판매 강행 시 올해 중으로 염지하수 공급 중단하겠다 밝혀

▲ ▲ 박근수 환경보전국장이 (주)오리온제주용암수의 '미네랄워터' 국내 출시와 관련해 제주도정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Newsjeju
▲ 박근수 환경보전국장이 (주)오리온제주용암수의 '미네랄워터' 국내 출시와 관련해 제주도정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Newsjeju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오리온제주용암수 측에 약속을 어기고 국내 판매를 강행할 시 올해 중에 제주의 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4일 밝혔다.

현재 제주자치도는 오리온 측에 약 1일 1000톤가량의 염지하수를 공급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시제품 생산을 위한 최소한의 공급일 뿐 판매용 제품 생산을 위해 공급하는 게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박근수 환경보전국장은 4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이와 관련 브리핑을 갖고 제주자치도정의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고 나섰다.

박근수 국장은 먼저 오리온 측과 제주테크노파크 간에 용암해수 공급 지침에 따른 어떠한 정식 용수(염지하수)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오리온으로부터 염지하수 이용 및 국내 판매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서 또한 제출받은 바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 지난 3일 제주용암해수단지 내 (주)오리온제주용암수의 공장 준공식 기념 사진. ©Newsjeju
▲ 지난 3일 제주용암해수단지 내 (주)오리온제주용암수의 공장 준공식 기념 사진. ©Newsjeju

# 오리온, 철회한 사업계획서로 출시 감행

허나 오리온 측에선 자신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 상에 '국내 판매' 내용을 명시했다고 수차례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지난 3일엔 용암해수단지 내에 공장도 준공했기에 자신들이 생산한 '미네랄워터'를 출시했다.

하지만 오리온 측이 말한 사업계획서는 지난 2017년 1월 제주자치도에 제출했던 것이었지만, 곧바로 그해 4월 18일에 자진취하 함에 따라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현재까지 새롭게 제출된 사업계획서는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자치도의 설명에 따르면, 오리온은 중국과 동남아 수출을 목적으로 지하수 개발신청을 해왔으며, 이에 제주도정은 제주도의 자체 관정을 이용하는 걸로 허용했다.

이후 제주도정은 오리온 측에 지난 2018년 10월 19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세부사업계획서 제출 요구 공문을 보냈다. 

첫 번째 공문에선 "사업 추진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는 했으나 "다만 판매시장은 사전에 협의한 대로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전량 수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그해 11월 15일까지 용암해수 활용사업 추진과 관련한 세부사업계획서와 염지하수 연도별 이용계획량을 제출해 달라고 통보했다. 

오리온 측에선 첫 번째 공문은 받은 바 없으며, 31일 공문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31일에 전달된 공문에선 제주도정의 '물 산업 육성 방향과 원칙'을 오리온 측에 전달됐다. 해당 내용에서도 용암해수를 활용한 생산제품의 판매는 '해외시장 수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두고 오리온은 해외 판매에 중점을 두라는 것일 뿐 '국내 판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미네랄워터' 출시를 감행했다. 허나 오리온 측은 이 두 공문에 회신하지 않았다.

▲ 지난 3일 준공한 (주)오리온제주용암수의 생산 공장. 오른쪽은 국내 판매용으로 생산한 미네랄워터 제품. 이 제품은 제주삼다수와 같은 '먹는 샘물'이 아니라 혼합음료 제품이다. 허나 오리온 측은 이를 '먹는 샘물'로 거짓 홍보했다. ©Newsjeju
▲ 지난 3일 준공한 (주)오리온제주용암수의 생산 공장. 오른쪽은 국내 판매용으로 생산한 미네랄워터 제품. 이 제품은 제주삼다수와 같은 '먹는 샘물'이 아니라 혼합음료 제품이다. 허나 오리온 측은 이를 '먹는 샘물'로 거짓 홍보했다. ©Newsjeju

# 먹는 물 시장 진입? 알고보니 혼합음료... 오리온의 무리한 홍보

즉, 오리온 측이 제주자치도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출시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오리온이 출시한 '미네랄워터'는 제주삼다수와 같은 먹는 샘물이 아니라 '혼합 음료'인데도 이를 거짓 홍보했다는 점이 오리온을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11월 26일에 '미네랄워터'를 출시하면서 국내 먹는 샘물 시장 '빅3'에 진입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에 대해 김성제 물정책과장은 "빅3면 시장점유율 10%로 성장하겠다는 건데 현재 취수량으론 불가능하다"며 "오리온의 제품은 먹는 샘물이 아니라 혼합음료여서 이를 엄중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018년 10월 19일과 31일에 제주자치도가 오리온 측에 보냈던 두 차례의 공문. 해당 공문을 보면 국내 판매 금지가 명시돼 있다. 허나 오리온은 명확히 명시된 19일 공문이 아니라 31일자 공문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Newsjeju
▲ 지난 2018년 10월 19일과 31일에 제주자치도가 오리온 측에 보냈던 두 차례의 공문. 해당 공문을 보면 국내 판매 금지가 명시돼 있다. 허나 오리온은 명확히 명시된 19일 공문이 아니라 31일자 공문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Newsjeju

# 사업계획서도 없고 용수공급계약도 없어

박근수 국장은 "그간 제주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에선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요구해 왔으나 오리온이 이를 제시하지 않은 채 국내 판매용에 이용하려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 국장은 "도정에선 오리온의 제품개발을 돕기 위해 염지하수를 공급하고 있었지만 마치 제주도가 제품 생산 및 판매를 방해하는 것처럼 언론에 공표하는 건, 당초의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이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또한 박 국장은 "오리온이 염지하수 관정개발을 도모했다가 자진 취하한 이후 용암해수 공급지침에 따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하나, 현재 제주테크노파크와 용수공급계약도 체결한 바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급 계약 자체가 없음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오리온 측에 용수 공급 의무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공표하면서, 오리온이 국내 판매를 강행할 시 올해 중으로 지난 3일 준공한 용암해수단지 내 공장에 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용암해수단지 내에는 현재 7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모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용수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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