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귀포시 대정읍에 한 때 시간당 74.5mm 비 쏟아져
힌남노 접근하는 5일께부터는 시간당 최대 100mm 강한 비 예보

▲ 기상청이 4일 오후 10시에 발표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예상 진로도. ©Newsjeju
▲ 기상청이 4일 오후 10시에 발표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예상 진로도. ©Newsjeju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아직 제주에 근접하지도 않았지만 4일 제주 서부와 남부 지역엔 도로가 침수될 정도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에는 이날 오전 한때 시간당 74.5㎜의 폭우가,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도 시간당 64.6㎜의 강한 비가 내렸다. 이날 제주에 쏟아진 비는 태풍 전면 수렴역에서 발달된 비 구름대에 의한 영향이다.

지난 2일부터 4일 오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시 62.5mm, 서귀포시 187.6mm다. 진달래밭에서 330.5mm의 가장 많은 강수량이, 산간 지역 외엔 대정읍과 고산리에서 각각 210.0mm, 223.1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현재도 곳에 따라 시간당 30~5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고, 5일부턴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더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임에 따라 누적 강수량이 1000mm에 육박할 수도 있겠다.

이로 인해 이날 제주소방안전본부에선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6명을 구조하고 침수된 지역의 물을 빼내는 등의 안전조치에 나서야 했다.

대정읍 지역에서만 약 20곳의 주택이 침수됐으며, 도로도 침수돼 차량이 고립되거나 침수되기도 했다. 도로에서 불어난 물로 고립된 두 곳의 차량에서 각각 2명씩 4명이 구조됐고, 침수된 주택 두 곳에서도 1명씩 2명이 구조됐다.

소방본부는 이날 호우경보가 발효된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총 149명의 소방인력을 동원해 배수지원 33건, 안전조치 13건, 인명구조 4건의 활동을 펼쳤다.

▲ 현재 제주 지역에 분포해 있는 비구름대. ©Newsjeju
▲ 현재 제주 지역에 분포해 있는 비 구름대. ©Newsjeju

현재 제주 남쪽 먼 바다에는 태풍경보가, 제주 서부와 산지엔 호우경보, 그 외 지역엔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있다.

문제는 이제 오는 5일부터 제주가 태풍 힌남노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더 많은 비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5~6일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시간당 50~10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이 전망한 태풍 힌남노의 제주 최근접 시기는 오는 6일 오전 3시께다. 이 때엔 태풍 힌남노가 서귀포 동북동쪽 약 70km 부근 해상에 도달해 있겠으며, 태풍의 눈 바로 왼편에 제주가 위치해 있어 엄청난 비와 매서운 강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시각 현재 태풍 힌남노는 타이완 타이베이 북동쪽 약 420km 부근 해상에 위치해 있으며 시속 12km의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35hPa의 '매우 강'한 등급이며, 북상 중에 중심기압이 925hPa까지 내려가겠으나 최고 등급인 '초강력'까지는 발달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

제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5일 낮께부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낮 12시께부터 태풍의 강풍반경(430km) 안에 제주가 포함될 전망이며, 오후 3시께에 이르면 서귀포 남남서쪽 약 290km 부근 해상에 도달해 있을 예정이다.

제주에 최근접할 때의 태풍 힌남노는 945hPa의 중심기압을 유지하고 있어 초속 45m(시속 162k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닥치겠다. 강풍반경이 400m, 폭풍반경도 무려 160km에 달해 제주 전역이 강풍에 의한 피해를 가장 크게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새벽께에 제주를 관통한 태풍 힌남노는 시속 38~47km의 매우 빠른 속도로 북동진하면서 6일 오전 9시에 부산 북쪽 약 50km 부근 육상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후 태풍은 이동속도를 60km 이상으로 더 끌어올려 울릉도와 독도를 지나면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7일 낮에 소멸되겠다.

▲ 태풍 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Newsjeju
▲ 태풍 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Newsjeju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태풍 북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5일 오전 6시부터 최고 단계의 대응태세에 돌입하기로 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태풍 힌남노 대비상황 점검 영상회의'에 참석해 태푹 북상에 따른 사전조치와 주요 대책 및 대처상황, 사후 조치계획을 보고했다. 특히 오영훈 지사는 하천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국가하천 지정요건에 해당하는 지방하천을 국가하천으로 지정하고, 하천 정비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추가지원 조치를 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제주도정에선 선제적 대비를 위해 지난 2일부터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태풍 사전조치로 급경사지와 하천변, 해안가 등 재해우려 지역과 배수로, 맨홀 준설 등 1775건을 긴급 점검하고, 하천교량 주변 지장물 제거 및 저류지 수문 작동 여부 점검 등을 마쳤다.

또한 어선 1949척에 대한 대피를 완료했으며, 강풍 피해에 대비해 비닐하우스, 축사시설, 항만‧어항 등의 안전조치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169개소와 재해구호물자 비축창고 16개소에 대한 점검과 함께 반지하 주택 115개소에 대한 특별 관리도 추진하고 있다. 해수욕장, 해안도로, 등산로, 올레길 등 통제를 유지하고, 항공기 잔류 탑승객을 위한 비상교통수단 및 비상물품 제공 계획 등도 마련했다.

제주도정은 태풍이 본격 내습하면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저류지 등을 최대한 가동하고, 피해발생 시 군과 경찰, 한국전력, 가스안전공사, 긴급통신지원반 등 유관기관과 비상상황을 유지하며 신속한 응급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해수면이 높아지는 5~6일 만조시간대에 해안가나 저지대에 거주하는 도민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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