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순 제주지방병무청장

▲ 최은순 제주지방병무청장
병무청에서는 2014년도 병역명문가 선정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2004년에 시작된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은 올해로 11년째 실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전국의 1,908가문 중 제주 출신은 66가문이나 된다. 인구 비율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數)가 아니다.

‘병역명문가(兵役名門家)’란 할아버지를 1대(代)로 보았을 때 2대(代)인 아버지와 그 형제, 3대(代)인 본인과 형제, 사촌형제 모두가 현역 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을 말한다. 보다 세부적으로 말하면 위에서 언급한 3대 가족 남자 모두가 징집 또는 지원에 의하여 현역의 장교․준사관․부사관․병으로 입영하여 복무를 마친 경우이다. 3대(代)째에 남자가 없는 경우는 현역 복무를 마친 여성이 1명 이상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현역 복무에는 전투․의무․해양경찰, 경비교도대원, 의무소방원, 상근예비역과 국민방위군, 학도의용군 등 군인이 아닌 신분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사람도 포함된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접수 시기가 한 달 정도 빠른 2월 14일에 접수가 마감되고, 신청 대상의 범위도 작년보다 대폭 넓어졌다. 장교나 준사관, 부사관의 의무복무기간을 마친 후에도 계속 군(軍) 복무 중인 경우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하에서 조직된 ‘한국광복군’으로 활동한 경우에도 병역명문가 선정 신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단, 3대 가족 남자 중 아직 의무복무 중이거나 군(軍) 입대를 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되면 가문 대표에게 병역명문가 패(牌)와 증서(證書)를 수여하고, 병역이행자 전원에게는 병역명문가증을 교부하며, 병무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 코너에 가문 사진을 게시하여 그 명예를 드높이게 된다.

또한, 병역명문가증 소지자는 병무청과 협약을 맺은 전국의 국․공립 및 민간시설에 한하여 이용료 할인․면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제주지역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산하 관광시설 26곳과 사설 관광지 42곳에서 이용료 할인․면제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병무청 홈페이지 ‘병역명문가 명예의 전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서귀포시 성산읍 출신의 강건배 씨 가문이 대한민국 최고의 병역명문가로 선정되어 대통령표창을 수여한 바 있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 중에서 복무인원과 복무기간을 고려하여 가장 우수한 20가문을 선발하여 표창하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의 가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강씨 가문은 6․25전쟁에 참전한 1대(代) 고(故) 강재운 씨와 2대(代) 아들 4형제, 3대(代) 손자 6명 등 가족 11명 모두가 사병으로 총 313개월간 복무했으며, 특히, 6․25전쟁 때 북한군에 포로가 됐다가 1954년 국군포로 교환 때 귀환한 고(故) 강재운 씨는 중부전선 백마고지를 사수하기 위해 포탄을 안고 몸을 날렸던 육탄3용사 중 한 사람인 강승우 씨와 사촌지간으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주의 아들들은 군(軍) 입대를 위해 전국에서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제주도는 과거 제1훈련소가 있던 곳으로 전란기에 많은 국군을 양성하여 조국 수호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3대(代) 가족 모두가 현역복무를 마친 병역명문가를 전국의 3.5%나 배출한 곳으로 병역이행에 대한 자긍심 하나 만큼은 대한민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자랑스러운 병역문화를 간직한 제주지역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병역명문가가 탄생하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도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에 대한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로 지난 2011년의 영광이 재현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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