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수 제주대학교 관광개발학과 교수

 

   
▲ 장성수 제주대학교 관광개발학과 교수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를 ‘제주관광 질적 성장 원년의 해’로 정했다. 지난해 ‘일천만 내도방문객 시대’라는 위업을 이루었으나 제주관광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는 사회적 압력이 그만큼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일천만 내도방문객 시대를 맞이한 제주관광의 겉모습을 보면 하늘길은 피서철을 방불하는 가운데, 지난해 관광조수입은 지역총생산 잠정치인 12조5천억원의 52%를 차지한 6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1월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지난해 내도관광객 수가 전년도에 비해 12% 증가함에 따라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이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발표했다.

그러나 관광서비스업 가운데 사업체수나 종사자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도·소매업(2.3%), 숙박·음식점업(0.6%)의 성장률은 낮아 체감경기가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고했다. 실제 도내 관광 사업체에서 기업경영의 전반적 어려움과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례는 점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내도한 외국인관광객 233만명 중 중국인관광객이 181만명을 차지해 특정국가의 편중세가 지나친 것도 어찌보면 골칫거리다. 지난 2009년 일본인 관광객에 비해 7만5천명 이상 더 온 것을 기점으로 한 중국인관광객의 폭발적 쇄도는 정말 놀랍다. 이로 인해 전례 없는 성장통을 앓고 있다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미처 ‘준비되지 않은 제주관광’의 이미지는 국제적 평판의 관점에서 저가관광지로 전락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내도방문객은 지난 2005년 이후 ‘저비용 항공사의 취항증대’, ‘제주브랜드의 가치상승’, ‘중국의 이웃효과’라는 3대 요인에 의해 급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현재의 수용구조를 방치하면 관광성장에 따른 혼합지각의 가중에 비해 주민소득 체감효과가 더욱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양적 팽창을 웃도는 영세사업자들의 과다출현과 과당경쟁의 빈발은 물론 빠른 속도로 진입중인 외부자본에 의한 소득효과의 역외누출 심화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관광산업의 고질적 병폐인 싸구려를 양산하는 ‘저가관광’의 틀에서 벗어나 품격을 고루 갖춘 ‘명품관광’ 수용태세로 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한 고부가가치 관광객 수용태세는 다음 네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첫째, 여행상품의 고급화로 제주관광의 가치를 증대하는 전략이다.
둘째, 1인당 소비지출을 증가시키는 관광공급별 품질향상의 방법이다.
셋째, 관광객 체류일수를 늘리고자 하는 휴양·체류형 사업육성의 방식이다.
넷째, 지역밀착형 명품화 사업을 위한 주민공감형 참여확대의 처방이다.

명품관광의 조건은 곧잘 장거리 노선 여객기를 탑승하는 고객서비스의 사례로 비유된다. 전체 좌석수에서 일등석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고 비즈니스석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항공기 전체 좌석공간의 40~50%에 달한다. 이들 고객이 항공사 수입의 40~50%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한 만큼 항공사로부터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셈이다.

특히 이코노미석에 비해 무려 2배 내지 5배까지 요금차이가 나는 만큼, 안락한 좌석제공 이외에도 다양한 코스요리라든가 바 라운지 · 명품쇼핑 등으로 기내를 ‘최고급 사교의 장’으로 이끌어 고객의 자부심을 한껏 높인다. 이러한 부류의 호감적 서비스는 체험고객의 입소문을 유도하는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에 의해 주위에 재빠르게 전염되고, 결과적으로 ‘고소비층 고객 모시기’를 촉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어쨌든, 제주관광 고부가가치화의 전략추구를 위해서는 관광객이용시설의 첨단화와 더불어 고객접점 서비스의 획기적 향상이 요구된다. 아울러 도당국의 관광정책도 관광사업 부문별 혁신해법의 적용과 준수여건의 조성에 세련미와 속도감을 더해야 한다.

또한 도내 관광분야 종사자의 근무여건 조사 및 복리후생 지원방안 모색으로 관광부조리를 근절해 나가는 정책저방도 필수적이다. 비록 산업정책·복지정책·문화정책·교통정책·투자정책 등과 폭넓게 조화된 지역관광정책의 최적화 도모가 결코 쉽지 않은 과업이라 해도 ‘제주형 창조관광’의 꽃피움은 생각보다 절실한 화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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