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의원 "예산과정은 대화와 타협, 집행부는 제대로 했다고 보나"
권영수 부지사 "동의한다. 부지사 역할 미비한 점 송구스럽다"

제주도의회 의원이 10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 '제왕적 혹은 황제적 도지사'라고 일컫으며 "독선을 펼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날 속개된 제328회 임시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좌남수)가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예결위 의원들은 2015년도 예산안을 놓고 벌어진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 간 갈등 촉발의 뿌리에 대한 문제를 재차 제기했다.

▲ 김태석 의원. ⓒ뉴스제주

김태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제주도는 사업별 예산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다음해 사업에 대한 평가를 하게 돼 있다. 그런데 평가에서 사업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예산을 삭감하게 돼 있다. 이 부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영수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예산은 정치 과정이다. 대화와 타협이 원칙이다. 그런데 집행부가 집행부의 원칙만 들이댄다면 그건 독선"이라며 "지난해부터 의회와 대화(타협)에 나섰다고 보느냐"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오히려 의회를 개혁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원희룡 지사는 '강(强) 집행부 약(弱) 의결기관' 구도로 만들어서 도가 의회를 일방적으로 굴복시켰다"며 "이렇게 원칙을 내세우는 건 제왕적 도지사의 면면을 보이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권 부지사를 향해 "(이런 상황에서)부임한 뒤 어떤 역할을 했느냐"며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권 부지사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 김희현 의원. ⓒ뉴스제주

김희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원희룡 지사를 한 술 더 떠서 무소불위 권력을 지닌 견제할 수 없는 '황제적 도지사'라고 지칭했다.

김 의원은 "지금 도지사의 힘이 말단 9급까지 손이 안 뻗치는데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왕적 도지사에서 지금은 황제적 도지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의회가 제주도를 견제하지 못하면 누가 도정을 견제하겠느냐"며 "증액 없는 의회, 의원들이 집행부 눈치보고 하면 의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느냐. 4개 시·군 체제가 없어지고 지금 권력이 막강해졌는데 의회가 견제하지 않으면 제주도가 어디로 가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의회는 의회의 역할이 있다. 감액할 수도 있고, 증액하면 도지사의 동의를 얻어서 할 수 있는 거고. 명백히 법령에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회에서 절대 증액할 수 없다고 도지사가 고집한다면 아예 법으로 (의회 증액 못한다고)명시해 버리는게 낫지 않겠느냐"고 힐난했다.

권 부지사는 "도의회에서 필요한 부분은 증액 의견을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내용들에 대해 집행부에서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절대 증액할 수 없다고 해서 이렇게 문제가 된 것이 아니냐"면서 "누구든지 정치는 굴복하면 안 된다. 서로 상생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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