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의원 "지방채 발행 상환규모 양호한데 굳이 왜 편성?"
김용구 실장 "응급예산 외 쓰여지지 못하게 될까봐 그랬던 것"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삭감했던 1636억 원 중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된 335억 원의 감채기금을 두고 제주도정이 의회에게 어떤 의도를 갖고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동욱 의원(새누리당)은 "현재 제주도의 여건 상 지방채 발행 상환 실태를 보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이미 200억 원의 감채기금을 조성한 마당에 추가로 335억 원을 편성했다. 응급민생예산이라고 떠들어 대더니 왜 이런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 김용구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왼쪽)과 김동욱 제주도의회 의원. ⓒ뉴스제주

이에 김용구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삭감된 예산 중 덜 시급하다고 판단된 예산을 제외시켜서 이를 활용하자는 측면에서 감채기금으로 편성했던 것"이라며 "아직 700∼800억 원 정도 고이율 상환 부분이 있어 일찍 갚을수록 좋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런 논리라면 삭감된 1636억 원에서 그냥 전부 감채기금으로 돌려 갚아버리면 되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응급예산으로 편성해야 할 부분이 있었고, 이를 제외한 금액을 그대로 놔두면 사장되고 쓰여지지 못할까봐 편성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분명 어떤 의도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으니 수사권이 있으면 조사해 볼 텐데"라며 "1634억 원 전부 응급예산이라고 했으면서 이 중 335억 원을 감채기금으로 돌렸다는 것은 마치..."라며 말 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걸 말해도 되나 모르겠다. 괜히 또 어제처럼 싸울까봐 조심스럽다"고 말한 뒤, 김 실장이 "말해보라"고 승낙하자, "엿 먹어라처럼 들린다"고 말해 좌중이 폭소를 터트렸다.

도와 의회 간 갈등이 재차 촉발될 만한 발언이나 '웃음'으로 승화되면서 추경안 심사 분위기가 일순간 '급 화해모드'로 전개됐다.

이에 김 실장은 "예산이 사장되는 측면이 없이 고루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달라"면서 "어제 답변과정에서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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