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정, 발생률 높은 감염병 5종 별도 관리키로

올해 제주에서만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SFTS) 환자가 5명이나 발생해 제주도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감염병관리본부는 이러한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집중관리할 감염병을 분류해 19일 발표했다.

▲ 제주특별자치도는 유독 제주에서만 발병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5개 감염병에 대해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뉴스제주

집중관리할 감염병은 전국 발생률에 비해 유독 제주에서만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5개 종 감염병이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ETEC)과 백일해, 수두, 매독, 중증열성혈소판증후군(SFTS)이다.

이 중 ETEC와 백일해, 매독(2기)는 지난 3년 동안 증가 추세여서 '3대 방역 우선 대상군'으로 지정돼 있다.

감염병관리본부는 이들 5개 감염병 외에 해외 유입에 의해 유행이 가능한 감염병 4종에 대해서도 집중 관리키로 했다. 해외 유행감염병 4종은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메르스, 변종 인플루엔자이다.

우선 본부는 고발생 감염병 군에 속해 있는 5개 감염병에 대해 개인별 예방 수칙을 널리 알려 홍보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3대 방역우선 대상군'에 있는 3개 감염병에 대해선 제주에서의 발생률 증가 원인을 찾는 연구를 수행해 향후 방역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그보단 예방 사업이 우선적으로 시급히 추진된다.

▲ 인구 10만 명당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발생률 추이. ⓒ뉴스제주

한편, ETEC는 올해 전국 평균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0.1명에 불과하지만 제주에선 무려 0.8명으로 나타났다.

ETEC는 혈변과 설사, 복부경련, 복부 통증, 빈혈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감염병으로 대장균 O157에 의해 감염된다. 주로 충분히 익히지 않은 육류나 샐러드 등 날것으로 먹는 채소 등의 섭취로 생길 수 있다. 감염자의 10% 정도에서 합병증으로 용혈성 요독 증후군이 나타나는데, 치사율이 2∼7% 가량 된다. 특히 고령자가 이 증후군에 걸리면 치사율이 50%에 달한다.

이 때문에 감염병관리본부는 제주에서 유독 이 감염병이 높은 것에 따른 연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백일해 발생률. ⓒ뉴스제주

백일해 역시 제주에서의 발병률이 전국 평균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올해 인구 10만 명당 발생 추이를 보면 전국 평균이 0.2명인데 비해 제주는 무려 1.5명이나 된다.

백일해는 콧물과 결막염, 기침,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이는 호흡기 질환이어서 기침으로 전파된다. 주로 여름과 가을에 발생률이 높으며,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한다. 연령이 어릴수록 합병증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신생아의 경우 심한 발작과 함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허나 현재는 예방 접종이 시행되면서 발병이 현저히 감소해 있다. 그럼에도 최근 3년간 제주에서만 유독 발병률이 높아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 수두 발생률. ⓒ뉴스제주

수두 역시 제주가 전국 평균 발생률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올해 전국평균이 63.4명이며, 제주는 159.1명이나 집계됐다. 더욱 놀라운 건, 수두 발생비율이 지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전국 평균을 항상 웃돌면서 제주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010년엔 전국평균이 48.7명, 제주는 201.8명이나 됐다.

수두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호흡기나 접촉에 의해 거의 100% 감염·전파되며, 향후 대상포진의 발병원인이 되는 질병이다. 수두에 걸렸던 사람은 향후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감소하게 되면 대상포진을 겪을 수 있다.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끔찍한 질병이다.

수두 백신이 사용되기 전까진 매우 흔한 발진성 질환이었으나, 백신 접종으로 환자 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수두는 대개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한 입원할 필요는 없다. 주의할 점은 열을 낮추기 위해 타이레놀을 복용해도 되지만 아스피린은 절대 안 된다. 아스피린은 라이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 매독 2기 발생률. ⓒ뉴스제주

매독 또한 수두처럼 인구 10만 명당 발생비율이 지난 2010년부터 계속 전국평균을 앞질러왔다.

매독은 주로 성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병에 걸리더라도 통증을 동반하지 않아 쉽게 알 수 없지만, 성기 주변에 궤양이 생긴다. 이 때가 1차 매독 상태며, 시간이 지나면 궤양은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1∼6개월 후에 2차 매독으로 전이되지만 이 역시 치료하지 않아도 호전된다. 이후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수십년이 흐르거나 3차 매독으로 진행된다. 3차 매독 상태에선 동맥염 또는 뇌신경매독이 생긴다. 허나 치료만 잘 받으면 왼치가 가능한 질병이다.

▲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발생률. ⓒ뉴스제주

SFTS는 최근에야 발견된 감염병이다.

중국에서 지난 2009년에 최초로 발견됐다. 국내에선 2011년에, 제주는 2013년에 확인됐다.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면 발병되며, 면역력이 약한 노년에게서 치사율이 높다. 혈액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 40도가 넘는 발열과 피로, 식욕저하,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두통과 근육통도 동반한다.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가 계속적으로 이어지며 다발성 장기기능의 부전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제주에선 지난해 9명이 발생해 1명이 사망했다. 올해엔 5명이 SFTS에 걸렸다. 아직 항 바이러스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만 이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