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속 강행된 '제주퀴어축제', 충돌 없었지만 갈등 팽배
논란속 강행된 '제주퀴어축제', 충돌 없었지만 갈등 팽배
  • 박성우 기자
  • 승인 2017.10.28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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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퀴어축제 신산공원서 개최, 30여개 프로그램 부스 운영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축제"vs "반대 무릅써야 했나" 반발도

일부 반발을 무릅쓰고 제주퀴어축제가 강행된 가운데 우려됐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폭 넓은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얻기는 어려운 모습이었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김기홍, 신현정)는 2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30여개의 문화프로그램 부스가 설치됐다. 퀴어를 소재로 한 악세서리와 포스터를 판매하는 부스들이 운영됐고, 성소수자 부모모임, 성소수자 커뮤니티 교회 등의 관계자들도 각각 자리했다. 제주퀴어 고문변호사들의 법률상담 부스도 마련됐다.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뉴스제주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 ⓒ뉴스제주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에 비치된 포스터들. ⓒ뉴스제주

공식적인 프로그램은 장기자랑, 토크콘서트, 거리 퍼레이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 전부터 지역사회의 반발이 일면서 자칫 충돌이 빚어질까 우려되기도 했지만, 별다른 갈등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원칙적으로 촬영을 금지하는 주최측의 방침에 대한 크고 작은 실랑이가 오가는 정도였다.

그러나, 공원 인근에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들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만일의 사태를 방지해 공원 주변을 경찰 병력들이 둘러쌌고, 행사장 안에도 사복을 착용한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축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첨예하게 엇갈렸다.

축제 주최측 관계자는 "이번 퀴어문화축제가 성소수자는 물론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과 차별받는 이들이 함께 연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는 차원에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사 참석을 위해 타 지역에서 찾아온 변모씨는 "성소수자들이 전국 곳곳에 많이 살고 있고 서울에 이어 대구 부산에 이어 제주에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축제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사회의 반발의 목소리에 대한 질문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들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기독교적인 기준으로 세상을 판단할 수는 없다. 성경이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 기준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친구의 소개를 통해 행사장을 찾았다는 고 모(17)양은 "실제로 와보니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다. 반대집회가 있을만큼 문제가 있어보이지 않는다"며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만든 것 같은데, 너무 편견에 가득 차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함께 동행한 고 양의 친구도 "일반 시민들에게 불쾌한 요소를 줄만한 것이 없는데, 너무 몰아가는 것 같다"면서 성소수자의 인구너에 대해 "찬반을 논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서서히 바뀌는 추세다. 예전 엄마아빠 세대보다 많이 좋아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뉴스제주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에 비치된 액세서리들. ⓒ뉴스제주

곱지 않은 시선도 상존했다.

제주시민 홍군택(36)씨는 "주말에 아이들이 뛰어놀아야 하는 공원에서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실내나 홀 같은 곳을 빌려서 자기네끼리 행사를 열면 누가 뭐라 그러겠나. 왜 공개된 장소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홍씨는 "제주도민들이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며 민원을 넣었으면 관계자들도 그런 점들을 고려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 당장에 혐오 물품같은 것들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육지에서는 보기 민망한 퍼레이드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시는 이렇게 강행하면서까지 열리지 않아쓰면 좋겠다. 아이가 셋 있는 아빠의 입장에서 화가나고 분하다"고 토로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공원을 찾아 온 시민 황용수(42)씨는 "동성애 축제를 한다고 해서 논란이 된다는 말은 들었었는데, 그게 오늘인지는 몰랐다"며 "개인적으로도 좋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실 아이들이 영향을 받을까봐 크게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황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박혜진(39)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이 좋은 나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는데, 우리가 아이를 많이 낳아서 이런 축제나 보여주려고 아이를 낳는게 아니지 않나"라며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 시대에 이걸 합법화 시켜주고, 이런 행사들을 열어주고, 일반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인식을 심겨주는 자체가 결국은 출산율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성소수자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럼 다수자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되지 않나. 민주주의 자체가 다수의 생각을 존중해야 하는데 적어도 공개된 장소에서 분란을 일으키지는 말았어야 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동성애반대 단체와 기독교 단체 등도 공원 입구에서부터 시위를 벌여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반대시위가 이어졌다. ⓒ뉴스제주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반대시위가 이어졌다. ⓒ뉴스제주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반대시위가 이어졌다. ⓒ뉴스제주
   
▲ 28일 제주신산공원에서 열린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반대시위가 이어졌다. ⓒ뉴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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