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부터 9월 12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아트스페이스 2곳서 열려

거룩함의 거룩함(Holy and Holies) 기획전.
거룩함의 거룩함(Holy and Holies) 기획전.

제주의 자연을 바라 본 현직 해녀와 심방, 예술가들의 인문학적 고찰을 담아 낸 전시회가 제주에서 개최된다.

문화기획 불휘공(대표 한진오)은 이번 달 21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과 아트스페이스 씨 등 2곳에서 ‘거룩함의 거룩함(Holy and Holies)’이란 타이틀로 전시회를 준비했다.

‘거룩함의 거룩함’이란 전시회 명칭에 대해 주최측 관계자는 사라져 가는 제주의 인문적 가치와 파괴되어가는 환경적 가치를 해녀와 심방(굿)이라는 제주 사람들의 투영(페르소나)을 통해 되돌아보는 예술작업이라고 명명했다.

이번 기획전시회는 음악, 미술, 문학, 연극, 사진, 영상 등 장르 예술가와 현직 해녀인 서귀포시 온평리 송명자 씨, 제주큰굿보존회 부회장 오용부 심방 등이 함께 만들어낸 제주에서는 전례가 없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 전시회다.

한진오 대표는 “거룩함의 거룩함은 ‘이승과 저승을 잇는 팔자’를 가진 심방과 ‘저승돈 벌어다 이승에서 쓴다’는 해녀가 공유하는 지점인 ‘잠수굿’을 주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이번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쉰여섯 살 애기상군 명자’ 별명을 가진 송명자라는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는 한편, 그녀가 직접 물질하면서 촬영한 영상물 등을 통해 해녀 물질의 일대기와 오용부 심방의 굿을 더해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한다.

특히 이번 전시기간 동안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과 아트스페이스 씨는 기메·살장·지화·지전 등 제주굿에서 이용되는 미술적 장치를 주술적 사실주의에 기반한 굿청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제주 자연과 문화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의도했다고 전했다.

주요 전시내용은 송명자 해녀의 물질과 삶과 오용부 심방의 굿판을 박정근 사진작가가 ‘명자’라는 타이틀의 영상작업으로 만들었다. ‘명자’ 영상작업에는 한진오 대표가 연출을 맡았고, 한용환 작가가 편집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더불어 박정근 작가는 물숨, 물옷, 물질을 테마로 사진작품을 전시한다. 무엇보다 송명자씨의 아들인 현남진씨가 작곡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중요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진희, 김현주 씨가 ‘요왕수정국’을 형상화하는 거대한 설치미술을 예술공간 이아 제2전시실과 아트스페이스 씨 등 2곳에 만들어냈다.

이 외에도 고승욱 작가의 ‘돌초’, 문봉순 작가의 ‘명자’라는 이름 가진 제주 여성 이야기, 김명선 작가의 오용부 심방 사진, 한용환 작가의 송명자의 삶을 빗대 만들어진 노래를 담아낸 영상, 김동하 작가의 일월맞이굿 사진 등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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