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고 갔으면 피자만 나를 게 아냐"
"서울 오고 갔으면 피자만 나를 게 아냐"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9.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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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 과제 반토막
강민숙 의원 "도지사 없이 과장 2명 방문만으로 역부족... 제도개선 의지 없어" 비판
검찰에 따르면 원희룡 지사는 올해 1월 도내 한 취업지원 기관을 찾아 피자 25판(약 60만원 상당)을 무료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피자 값은 원희룡 지사의 사비가 아닌, 실국 업무추진비로 지출된 경비다.
▲올해 1월 제주에서 원희룡 지사가 피자를 나르고 있는 모습. 서울에서도 업무추진비로 피자를 청년위원들에게 제공했다가 검찰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 과제가 반토막이 난 것도 모자라 10개도 못 채울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7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총 57건의 권한 이양 리스트를 만들고 준비해 왔으나 정부 부처와 1, 2단계 협의를 거치면서 35건이 탈락하고 단 22건만 받아들게 됐다.

문제는 남아있는 22건의 과제 중에서도 15개가 정부 각 부처에서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면 7단계 제도개선으로 이뤄낼 수 있는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이 단 7개에 그칠 우려가 커졌다. 

정부가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사무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비롯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임명 특례, 국세의 제주도세 이양, 면세점에 대한 관광진흥기금 부과, 카지노 갱신허가제,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등 굵직한 사안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두고 강민숙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24일 진행된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상봉)의 제387회 임시회 5차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짚었다.

강민숙 의원은 "2차 협의조정 대상으로 남은 게 22건 뿐이고, 여기서도 수용이 곤란하다는 게 15건이나 된다. 나머지도 검토 대상이라면서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이러면 7단계 제도개선이 의미가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현대성 기획조정실장은 "부처에서 수용 곤란으로 답하는 것에 대해선 대응 논리를 만들고 설득 노력에 나서겠다"고 교과서적인 답변으로만 대응할 뿐이었다.

강 의원은 "재정분권에 대해서도 기재부가 불수용 의사를 표현했다. 업무권한 이양도 중요하지만 재정분권이 따라주지 않으면 특별자치도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 강민숙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Newsjeju
▲ 강민숙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Newsjeju

또한 강 의원은 행정시장 직선제를 정부가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송종식 특별자치행정국장이 "행안부에선 현재까지도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하자, 강민숙 의원은 "7단계 제도개선 조정 회의 때 누가 참석했느냐"고 물었다.

송종식 국장이 전체 과정을 논의할 때엔 추진단과 담당부서 과장이 참석했다고 답변했지만, 제도개선 과제가 57건에서 22건으로 줄었던 때인 최근 2차 협의 때엔 단 2명만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강 의원은 제주자치도가 특별자치도 제도개선에 의지가 없다는 걸 반증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은 중차대한 과제다. 이런 중요한 일에 달랑 2명이 가는 걸로 성사시킬 수 있다는 것이냐"며 "지사가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강 의원은 "적어도 실국장이나 정무부지사 등 고위직들이 얘기해도 들어줄까말까 한데 과장 2명이 가서 얘기할 안건인 것이냐"며 "이건 제주도정이 개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러한 지적에도 송종식 국장은 특별법 개정 방법을 설명하는 것으로 화제를 바꾸려고만 할 뿐 즉답도 피하면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강 의원은 "최근 지사의 외부 출장이 잦지 않느냐. 그런데 가서 참석해서 어필해야 할 게 아니냐"며 "피자만 나를 게 아니라 제주 특산물도 들고 가서 적극적으로 제주 현안을 피력하려고 노력을 해아지 이대로는 몇 건 건지기도 힘들 거 같아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힐난을 퍼부었다.

한편, 정부와의 2차 협의 조정회의에서 남은 22개의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안은 아래와 같다.

추가 검토가 필요한 과제들 7건
국제자유도시 개념 재정립(국토교통부 및 행정안전부)
행정시장의 사무 민간위탁에 관한 특례(행정안전부)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및 기능 강화(행정안전부)
도의회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행정안전부)
개발사업의 시행승인 권한에 관한 사항(국토교통부)
영어교육도시 무상양여 도유지 매각 시 협의강화(국토교통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지역농어촌진흥기금 출연방법 개선(국토교통부)

수용 곤란 과제들(15건)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행정안전부)
제주특별자치도 사회협약위원회 기능 개선(행정안전부)
과세정보 제공 관련 규정 신설(행정안전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 대한 감사위원회 의뢰감사 근거 마련(국토교통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 대한 도민참여 확대(국토교통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임명 특례(국토교통부)
개발사업자의 학교시설 무상공급 특례 마련(국토교통부)
국세의 제주특별자치도세 이양(기획재정부)
도내 보세판매장 매출액에 대한 관광진흥기금 부과(기획재정부)
무사증제도 일시정지 요청 권한 부여(법무부)
카지노업 갱신허가제 도입 특례(문화체육관광부)
전기사업에 관한 특례 개선(산업통상자원부)
조례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재협의(협의) 대상 권한 이양(환경부)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사항 도조례 위임(환경부)
환경영향평가의 대행 특례(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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