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 준공 후에도 하자검사 안 해... 엉터리 행정
시설물 준공 후에도 하자검사 안 해... 엉터리 행정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4.06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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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 감사위, 6개 읍면동 관서에 대한 감사결과 발표

시설물이 준공됐는데도 이에 대한 하자검사를 하지 않아 실제 하자가 발생했는지조차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실제 두 곳의 읍면동에서만 무려 100건에 달하는 하자검사를 실시하지 않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조천읍 등 6곳의 읍면동에 대한 하반기 대행감사 실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대행감사는 조천읍과 한경면, 삼도2동, 화북동, 삼양동, 연동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8일부터 11월 13일까지 5명의 인력이 투입돼 실시됐으며, 지난 2018년 9월 1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의 업무 전반 실태를 들여다봤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총 10건의 위법사항이 적발됐다. 담당 공직자 4명이 신분상 주의 조치를 받았으며, 부적정하게 집행된 총 1482만 원의 예산을 회수토록 조치했다. 10건의 적발 사항 중 조천읍에서만 6건이나 적발됐다.

조천읍은 관내 2곳 다목적회관 신축사업에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이 두 곳 모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BF인증)'을 취득하도록 돼 있는데, 보조금 교부조건이 BF인증 취득이었다.

허나 조천읍은 두 곳 모두 BF 인증을 제시하지 못했는데도 각각 2억 3316만 원, 2억 7857만 원의 보조금을 교부해버렸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 감사위는 신축된 공공건물이 장애인들이 이용 및 접근하는데 불편을 초래할 우려가 있음이 지적했고, 조천읍은 다음 번부턴 인증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겠다고만 답변했다.

또한 조천읍은 준공 시설물에 대해 연 2회 이상의 정기 하자검사를 전혀 하지 않아 실제 준공이 되고 난 이후에도 해당 시설물에 하자가 발생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도 감사위에 따르면, 최종 하자검사에서 하자가 발견되면 행정기관에서 하자보수완료 확인서를 발급하기 전까지 계약 상대자 부담으로 하자를 보수하도록 돼 있다. 허나 조천읍에선 감사 기간 동안 진입로 보수공사 등 무려 40건의 준공 시설물에 대해 정기 하자검사를 실시하지 않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농로포장공사 등 14건에 대해선 최종하자검사도 실시하지 않아 하자보수 완료확인서도 발급해주지 않았다. 이 결과, 공사가 마무리됐는데도 하자 발생 여부를 알 수 없게 됐을 뿐만 아니라 뒤늦게 하자가 발견되더라도 계약 상대자에게 책임을 묻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역시도 조천읍은 향후에 하자검사를 철저히 하겠다는 답변만 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등록장애인이 말소 및 정지된 때엔 교부된 복지카드와 자동차표지를 즉각 회수해 폐기해야 함에도 이를 부실하게 처리한 경우도 발생했다. 조천읍 등 5개 관서에서 드러난 공통적인 사항으로, 현재 등록 자격이 상실된 자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복지카드가 106매, 장애인 자동차 표지가 8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조천읍 주민 A씨가 미등록 상태의 이륜차를 운행하다가 제주동부경찰서로부터 적발돼 과태료를 처분하라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조천읍은 무려 603일이 경과할 때까지도 과태료를 처분하지 않고 있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최고속도가 시속 25km를 넘는 이륜자동차를 취득할 시엔 이를 신고해 번호를 지정받아 운행해야 한다. A씨가 미등록 상태의 이륜차를 운행하다 지난 2018년 12월 21일에 적발됐고, 이에 제주동부경찰서가 2019년 1월 24일 조천읍에 이를 통보했다. 허나 조천읍에선 현재까지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이런 사례가 13명이나 된다.

행사 출연 보상금을 출연자 개인별로 지급하지 않고 단체 대표자에게 한꺼번에 지급해버려, 출연자 개인별로 보상금을 지급할 경우에 납부하지 않아도 될 소득세를 납부하게 돼 그 세금만큼 출연료가 적게 지급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사업규모가 5억 원 이상 투입되는 건축물에 대해선 보조금 결정 교부 전 계약심사 절차를 이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절차를 생략한채 사업자가 신청한 9억 5117만 원의 보조금을 그대로 교부해 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한경면에선 배수로 정비공사를 추진하면서 계약 내용과 다르게 시공됐는데도 불구하고, 설계서 계약 내용대로 준공대가를 지급하기도 했다. 다른 3개의 동에서도 인도 정비공사나 마을소공원 조성공사, CCTV 설치공사 등에서 시공 물량이나 투입 자재가 변경됐는데도 설계 변경 등을 하지 않고 준공 처리해 공사비 총 1482만 원을 과다 지급했다.

이 밖에도 건축물대장상의 용도가 실제 사용 용도와 다르게 건물이 짓도록 허가해 건축법을 위반한 사례도 있었다. 문제의 건축물은 체육시설물(골프연습장)로, 제1·2종 근린생활시설로 등록했다. 이에 따라 사업장 규모가 500㎡ 이하여야 하나, 실제론 2, 3층 바닥면적 합계가 이를 넘긴 740㎡가 되어버려 현행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물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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