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재 전 서울본부장, 제주자치도 경관위원회 위원에 위촉

▲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 ©Newsjeju
▲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 ©Newsjeju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7월 초 지사직 사퇴를 앞두고 제주에 자기사람 심어두기 작업을 본격화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014년 7월에 서울본부장을 지냈던 이기재 씨를 올해 경관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4월 13일부터 5월 3일까지 모집 공고를 내고 지원 신청을 받았으며, 6월 초께 30명의 위원을 선발해 위촉했다. 위원들의 임기는 2023년 6월 17일까지 2년간이다.

이 30명의 경관위원 중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은 '건국대학교 도시계획행정연구소 부소장' 직위로 도시계획 분야 5인 중 한 명에 위촉됐다. 이를 두고 제주도 관계자는 "위원 위촉에 저촉될만한 사유가 없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경관위원회 위원 응모자격은 ▲대학교에서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 중인 자 ▲박사학위 3년 이상, 석사학위 6년 이상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한 자 ▲건축사(기술사)로서 3년 이상 경력자 ▲모집관련 분야에 10년 이상 업무를 수행하고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이어야 한다. 이기재 전 본부장은 연세대학교 대학원 도시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해 있어 자격 요건을 갖췄다.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은 딱 1년만 본부장직을 맡은 뒤 다음해 7월에 사퇴한 바 있는 원희룡 지사의 굳건한 '참모'다. 그가 원 지사의 최측근 중 최측근인 이유는 민선 6기 출범 이후 곧바로 원희룡 지사의 지위를 발판삼아 제주도 공무직을 맡았다가, 총선 출마를 위해 과거 원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서울시 양천구 갑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인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과거 밥그릇 자리를 기꺼이 내어줄 정도로 친분이 있다는 뜻이다.

이 전 본부장이 정치에 입문할 수 있었던 것도 원희룡 지사 덕이다. 과거 원 지사가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그를 보좌관으로 임명했고, 이후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에서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초기 때도 산자부장관의 정책보좌관을 맡기도 했었다.

이후 1년간의 제주자치도 서울본부장을 맡은 후 제20대 총선에 나섰으나 더불어민주당 황희 후보에 패해 낙선했다. 원희룡 지사와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엔 2017년에 바른정당 중앙당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21대 총선에도 나섰지만 공천에서 탈락했다.

제주자치도 서울본부장에 이어 청와대와 정부 부처를 거쳤던 이기재는 원희룡 지사의 싱크탱크였던 '코리아비전포럼' 대표를 맡기도 했었다. 그러한 심복이기에 원희룡 지사의 대권행보를 적극 지지하는 활동에 나설 것은 자명하다.

그런 그가 이번 제주자치도 경관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면서 제주와 다시 연줄을 잇게 됐다. 하필이면 원희룡 지사가 제주에서 자리를 비울 때다. 

7월부터 원 지사가 본격적인 대선 운동을 위해 제주에 없는 동안, 이기재 전 서울본부장이 경관위원회 위원의 지위를 이용해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원 지사의 연락통과 참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재 전 본부장처럼 이미 알게 모르게, 외부에 알려진 사람이든 자기만 알고 있던 인물이건 원희룡 지사가 자신의 심복들을 이곳 저곳에 심어뒀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코리아비전포럼'이 여전히 활동 중이지만, 원희룡 지사는 '대권'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자신의 정책 자문 역할을 수행할 '원코리아혁신포럼'이라는 모임을 지난 6월 22일에 하나 더 만들었다. 약 300여 명이 포럼에 참여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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