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손실금, 명의도용 대출로 막은 농협 직원
주식 투자 손실금, 명의도용 대출로 막은 농협 직원
  • 이감사 기자
  • 승인 2021.09.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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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배임' 혐의 전직 농협 직원 재판 진행
피고인 친인척 명의로 27억원 상당 불법 대출 받아···검찰 징역 10년 구형
조각난 주식 투자 꿈···재판부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제주지방법원.
제주지방법원.

주식 투자가 실패하자 손실금을 회복하기 위해 친인척 명의를 도용해 약 27억원의 대출을 받은 전직 농협 직원에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30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장찬수)는 '특정경제 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41. 남) 재판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NH농협은행 서귀포지부 소속인 A씨는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총 7회에 걸쳐 자신의 모친과 친인척의 명의를 도용해 약 27억원 가량의 대출을 불법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범죄의 시작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됐다. 

사촌 형의 권유로 주식을 시작한 A씨는 1,000만원을 투자해 같은 달 2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쉽게 돈을 벌자 A씨는 욕심이 커졌고, 대출을 받아 더 많은 돈을 투자했다. 

A씨의 바람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주식 투자로 인한 손실금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갔다. 결국 A씨는 손실금 회복을 위해 자신의 직업을 악용해 친인척들의 명의로 허위 대출을 속전속결로 받아냈다.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선처를 구했다. 사건 발생 전까지는 농협에서 성실하게 근무를 해왔고, 부양해야 하는 어린 자식들과 51건의 전 직장동료 등이 제출한 탄원서 등을 참작해 달라고 했다. 

A씨는 피해금액을 일부 상환했고, 추후 퇴직금 등도 상환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지만 23억원 가량은 현실적인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검찰은 "상당한 피해금액 중 변제를 제외하고도 23억원은 회복이 어렵다"면서도 "금융기관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회사 신뢰도 역시 문제가 돼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저로 인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라고 조언하며 10월28일 오전 10시 선고를 진행키로 했다. 

다음은 제주지법의 제2형사부 재판부의 조언이다. 

"피고인, 자녀가 세 명이 있네요? 부인도 있고요. 가장 가까운 곳에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왜 몰랐나요? 행복은요. 통장 잔고와 비례하지 않습니다. 이 범죄 전까지는 행복한 가정이었잖아요. 옆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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