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건축허가' 실수···17억 소송전 '기각'
서귀포 '건축허가' 실수···17억 소송전 '기각'
  • 이감사 기자
  • 승인 2021.10.1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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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귀포시, 유치원 인근에 숙박시설 허가 내줘
서귀포시 교육지원청 '화들짝'···행정시에 공사 중단 요청
신경전 펼치던 행정시-건물 시행사, 유치원 이전으로 최종 합의
숙박시설 분양자들 "행정시 판단착오로 손해봤다"
▲서귀포시청. ©Newsjeju
▲서귀포시청. ©Newsjeju

행정시의 업무 착오로 승인된 건축 허가서 한 장이 약 17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돌아왔다. 6년 전 서귀포시가 학교보건법으로 보호를 받는 구역 내 숙박시설을 허락해 버린 내용이다. 

건물은 완공 후 행정시와 시행사 측의 합의 끝에 승인신청이 이뤄졌지만 분양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행정시의 손을 들어줬다.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류호중)은 A씨 등 23명이 제주도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2015년 1월 B주식회사는 서귀포시청에 숙박시설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행정시는 사업을 허가했다. 

건축물 착공 신고필증을 받은 B회사는 분양자들을 모으며 신축공사를 위한 절차들을 진행해 나갔다. 

문제는 같은 해 6월 터지기 시작했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건축허가를 받은 숙박시설이 유치원 인근인 '절대정화구역'에 해당하는 위치임을 확인, 행정시에 알렸다.

서귀포시청은 2015년 6월 공사 중지와 '용도 설계변경'을 요구했다. 미변경 시 건축 허가는 없던 일로 하겠다고 명령했다. 

B주식회사 측은 계획중인 건물은 '생활숙박시설'로, 학교보건법이 정한 호텔, 여관, 여인숙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또 많은 분양자가 공사 지연에 따른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생활숙박시설이 학교보건법이 정한 호텔, 여관, 여인숙 등에서 배제될 수 없다'는 교육부 의견제시를 앞세우며 불허 방침을 유지했다. 

B측은 '공사 중지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에 나섰고, 2017년 논란의 건물은 완공됐다. 이후 B주식회사와 행정시의 합의가 이뤄지면서 건물 사용은 승인됐다. 조건은 건물과 인접한 유치원을 다른 부지에 새로 지워준다는 내용이다. 

시행사 B주식회사와 행정시의 갈등은 종결됐지만, 수분양자들의 불만은 절정에 달했다. 공사 지연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원고 A씨 등 23명은 "애초에 건물은 정화구역 내 위치했으나 담당 공무원이 건축허가를 내렸다"며 "위법한 행정행위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청구된 소송금액만 17억6,000만원이다.

법원은 공무원의 소홀로 유발된 제3자간 '손해배상 청구권'의 연관성을 위해서는 '법리적 상당인과관계'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 연장선으로 건축 허가처분의 대상자는 B주식회사로, 분양받은 원고들이 숙박시설을 운영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은 것은 직접적인 손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제주지법 제2민사부는 '국가배상법'이 정한 공무원의 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담당 공무원이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사유로 손해가 발생했을 시 심각성과 절박성 및 조치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참작했다. 

재판부는 "행정 측이 유치원 이전을 조건으로 B측과 합의를 하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건물 사용승인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원고들이 처한 상황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분양계약에서 정한 입주예정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 사용승인처분이 이뤄져 그 기간 약정해제권을 행사해 원상회복을 구할 여지도 있었다"며 "원고들의 주장만으로는 이 사건 사용승인처분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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