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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읍사무소 지방사회복지 8급 백 정 근

예전 조선에서는 백자가 유행했었다. 화려했던 상감청자가 사치를 풍자한다고 하여 검소의 미덕을 갖춘 백자에 미의 가치를 부여했던 조선시대, 그 가치는 일본에도 전해져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임진란이나 조선을 침범했을 때 조선의 도공들을 데려갔고, 그들만의 백자를 개발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백의민족,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키워드 역시 이와 유사한 맥락을 갖고 있다. 검소한 흰옷만 입었다는 우리의 조상들을 대표하는 이 단어는 우리들의 검소함과 근면성을 나타내는 표어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청렴을 외치는 시대. 매해 공직사회에서는 각 기관별 청렴도를 측정하며 자축과 반성의 시간을 가진다. 만인이 ‘청렴’에 목메는 이 시기는 예전, 우리의 조상들이 청렴이라는 것을 외치지 않고 근면하게 생활했던 시대에 반해 오히려 찾아 헤매어야 할 정도로 우리의 사회가 변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방증일 것이다.

매해 계속되는 청렴 기고의 홍수 속에서, 나 역시 청렴의 의미를 생각하는 글을 쓰지만, 과연 이런 날이 멈출지 생각해본다. 과연 우리는 청렴을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맞이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금수저와 흙수저’의 계급차이의 논란이 일던 시기가 있었고, 요새는 ‘찬스의 시대’라는 자조가 섞인 말도 나온다. 수저와 찬스가 없어도 모두가 같은 선에서 출발하는 나라는 유토피아적 상상일 것이다. 하지만 감히 생각해본다. 공직에서 먼저 시작하면, 사회도 어느 정도 바뀌지 않을까 하고.

겸손, 정직, 근면, 그야말로 ‘청렴상’의 색이라 할 수 있는 흰색을 보며 생각한다. 모두가 작게나마 원칙을 준수한다면 그래도 우리의 앞날은 조금이나마 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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