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평균 임금 월 290만원, 전국 평균보다도 67만원이나 낮아
민노총 제주 "내년도 생활임금 1만 2000원 이상으로 대폭 인상해야" 촉구

제주특별자치도.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지역 소비자 물가가 23년만에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제주지역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상승해 전국 평균 5.7%보다 1.1%p나 높게 나타났다.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p 높고, 전국 평균보다는 0.8%p 높아 제주도민들이 느끼는 물가는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제주가 관광지라는 특성 상 타 지역보다 더 높은 기름값과 외식비, 식료품비 등이 더해져 제주도민들이 겪는 체감물가는 더더욱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고금리 속에서 경제 규모 대비 가계대출이 전국 최고여서 제주는 그야말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9월 현재, 제주지역 예금은행 연체율은 전국 평균인 0.20%p보다 높은 0.22%로 나타났고, 가계 대출 연체율은 0.29%나 됐다.

이러다보니 현재 제주의 소비자물가는 역대 최대치 상황을 겪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노동자의 임금 빼고는 다 올랐다"며 "고금리, 고물가 속에서 제주지역 노동자는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적시하면서 내년도 생활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현재 제주지역의 월 평균 임금은 전국 평균보다도 67만 원이나 낮다.

통계청의 2021년 월평균 임금 및 임금 상승률 지표에 따르면, 제주지역 상용직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290만 원이다. 전국 평균 임금인 358만 원보다 67만 원이나 낮은 수치로, 이는 전국 최하위 임금수준이다.

이 때문 민노총제주는 "고물가에 저임금까지 겹치며 제주지역 임금노동자들의 고충은 날로 심화하고 있다"며 "지난 3년간 제주지역 생활임금 인상률은 3.1%로 전국 평균 임금 수준은커녕 해마다 오르는 물가 인상률마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민노총제주는 "현재의 제주도 생활임금은 '일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적절한 생활임금 지급을 보장하고 지원함으로써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생활 안정과 교육·문화·주거 등 각 분야에서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생활임금 조례의 취지마저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올해 제주지역 생활임금은 222만 원이다. 민노총제주에선 최소 12.5% 이상을 인상해 시급 1만 2000원, 월 250만 원 이상으로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총제주는 "이 금액은 지난해 제주지역 상용직 노동자 평균 임금인 290만 원보다 40만 원이나 부족한 금액이지만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제주지역 노동자들이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임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노총제주는 생활임금제도를 민간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제주도정이 '공공 계약 참여 민간기업'에 생활임금이 적용될 수 있도록 강제해야한다고도 주문했다.

현재 제주도 생활임금은 ‘제주도, 출자 출연기관, 민간위탁, 관급공사’에만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800여 개 사업장에 8800여 명의 노동자가 적용받고 있다. 제주지역 임금노동자 수가 25만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지역노동자의 약 3.5% 정도만이 생활임금을 적용받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민노총제주는 "생활임금의 파급력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를 높이기 위해선 생활임금 적용 대상을 공공부문을 넘어 민간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모든 민간기업에 적용하긴 힘들기 때문에 공적 수혜 민간기업인 (예비)사회적기업과 장애인기업, 여성기업 등에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민노총제주는 서울과 경기도의 사례를 들며 '민간기업 인센티브제'나 '생활임금 서약제', '생활임금 지급기업 가점제도' 등을 시행해 제주지역 민간기업에게도 생활임금 확산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기반으로 제주지역 투자진흥지구 및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장에 지역 주민 고용제와 더불어 생활임금 당연 적용을 통해 생활임금 확산과 노동자 임금인상을 유도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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