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행인의 신고 전화 "뺑소니 사고 피해자 같아"
20대 강씨 병원 이송한 소방당국, 경찰은 도주 운전자 추적
조사할수록 '이상하네'···강씨 차량 절도와 무면허 발각

▲ 차량 절도 후 사고를 내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걸어가는 피의자 / 제주경찰청 사건 CCTV 영상 갈무리 ©Newsjeju
▲ 차량 절도 후 사고를 내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걸어가는 피의자 / 제주경찰청 사건 CCTV 영상 갈무리 ©Newsjeju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최초 접수된 보행자가 알고 보니 차량 절도범으로 드러났다. 행인이 "교통사고 피해자가 있다"는 내용으로 신고하면서 벌어진 혼선이었다. 경찰은 20대 남성을 붙잡았다. 

27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서부경찰서는 '절도'와 '도로교통법(무면허 운전)' 혐의로 강모(20대. 남)씨를 입건했다.

강씨는 지난 22일 오전 5시40분쯤 제주시 오라동 모 빌라에 주차된 차량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운전면허증 없이 차를 훔쳐 도로를 질주하던 강씨는 제주시 연북로 도로에서 갑자기 차선을 틀었다. 차는 역주행 방면 도로를 넘어 연석을 들이받은 후에야 멈췄다. 

차량 절도범은 사고 후 태연한 모습을 취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차에서 내린 뒤 주변에 앉았다. 

얼마 후 이 광경을 목격한 행인은 연석을 들이받아 3차선 대로변에 세워진 차량과 앉아있는 강씨를 보고 오해를 하게 됐다. 실제 운전자가 따로 있고, 뺑소니를 쳐서 도망간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같은 날 오전 6시31분쯤 이 내용을 전파받은 연동지구대와 소방당국은 강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과정에서 강씨는 경찰과 소방당국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처음에는 행인 신고와 같이 운전자가 사고를 내서 도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평범한 사유 중 하나인 음주운전을 했기에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을 것으로 추정, 예상 도주 경로를 쫓았다. 그러나 하나하나 정황들을 살펴보다가 이상함을 느꼈고, 결국 강씨가 차량을 훔친 사안을 밝혀냈다. 

또 사고는 강씨가 오라동에서 차를 훔친 뒤 약 7km가량 주행 후 유턴을 시도하다가 도로 연석을 들이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연동지구대는 강씨를 관할서인 제주서부경찰서로 사건을 넘겼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