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이 미 진. ©Newsjeju
▲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이 미 진. ©Newsjeju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이 미 진

나의 점심시간은 특별하다. 옥빛 바다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새소리를 들으며 올레길을 산책할 수 있다. 이런일이 가능한 것은 내가 제주에 살기 때문이다. 15년 가까이 서울에서 일하다 제주가 좋아 이주한지 반년이 돼간다. 제주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일할 수 있게 된 인연은 바로 사회보장특별지원구역사업 ‘혼디거념’덕분이다. 
‘혼디거념’은 함께 돌본다는 의미의 제주어이다. 사회보장특별지원구역사업은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으로 서귀포시가 선정되어 2023년부터 4년간 지역 내 복지자생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받게 된다.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이 사업의 주 수행기관 역할을 맡아 복지관 인근 정방동과 동홍동10통에서 사업을 펼치게 된다. 요즘 내가 하는 일은 마을지도를 들고 다니며 주민과 상인분들을 만나는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마을을 알아가는 시간이 참 즐겁다. 100년이 훌쩍 넘은 가옥을 가보기도 하고, 50년 넘게 꽃집을 운영하신 사장님에게 이중섭거리의 시작과 현재를 듣기도 한다. 청소년과 어르신을 위해 속옷을 기부하겠다는 마음 따뜻한 사장님을 만나기도 하고, 좋은 일에 쓰라며 후원금을 건네는 슈퍼 사장님은 응원을 보내 주시기도 했다. 정방동과 동홍동10통에 담긴 역사와 그곳에 살아가는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마주하노라면, 내가 하는 이 일이 참 귀하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특별한 제주에 살며 아주 특별한 주민들과 함께 이 특별한 사업을 어떻게 만들어갈까 기대된다. 사회보장 특별지원구역 사업 ‘혼디거념’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주민 누구나 지역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지역주민이 서로 도와주며 문제를 해결하는 ‘특별한 마을’로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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