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기후환경과 고 란 영 주무관, ©Newsjeju
▲ 서귀포시 기후환경과 고 란 영 주무관, ©Newsjeju

서귀포시 기후환경과 고 란 영 주무관


 자주 쓰는 고사성어 중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얼마 전 휴가를 받고 부모님의 보조사업 신청을 위하여 주민센터에 동행한 적이 있었다. 직원이 아닌 민원인으로서 공공기관 방문은 오랜만이라, 다른 직원이 민원인을 대하고 업무에 임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지켜보았다. 물론 그 직원은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공무원은 업무로 다른 기관 방문이 흔하지만, 민원인으로 방문하는 일이 흔하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무실을 찾는 민원인들이 떠올랐다. 필자는 서귀포시청에서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차량이 대상이 되는지부터 신청 방법, 진행 절차 등 문의 전화가 다양하고, 사무실을 방문하시는 분도 종종 있다.

 그때마다 생각하고 다짐해본다. 담당자는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사업에 대해서 잘 알고, 사업 진행 절차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민원인은 보조사업을 신청하고 진행하는 일이 생애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서 생소하고 잘 모를 수도 있다. 나에게는 당연한 업무지만 그분들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라서 당연히 낯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내용과 진행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나름의 매뉴얼에 따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고, 여러 번 반복하여 안내하게 된다. 

 혹시나 민원인이 알지 못하거나 놓치는 사항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얼마전 주민센터에 방문했던 일을 떠올리면서, 이 민원인이 ‘나의 부모님이라면’ 또는 ‘지인이라면’ 하고 생각하며 1부터 10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게 된다. 업무는 당연히 법과 원칙, 규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여기에 이런 마음가짐으로 민원인을 대하면 친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장담한다.

 직원들도 한 번쯤은 민원인으로 공공기관을 방문한다면 새로운 시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시선은 민원인을 대하고 업무를 처리할 때 새로운 경험으로써 도움될 거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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