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교통행정과 자동차등록팀장 박 대 진. ©Newsjeju
▲ 서귀포시 교통행정과 자동차등록팀장 박 대 진. ©Newsjeju

서귀포시 교통행정과 자동차등록팀장 박 대 진
  
 며칠 전 공공기관 직원과 통화할 일이 있었다. 내가 아는 바와 다르게 안내를 하기에 “그건 아니지 않냐”고 했는데 오히려 그 직원은 “내 말이 맞다. 그것도 확인 안 해 봤느냐”식의 답변이 왔다. 순간 화가 났지만“한 번 더 규정을 살펴보고 다른 직원에게도 물어봐서 회신을 부탁드린다”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타 기관으로부터 받은 정보가 잘못된 것 같다. 아무튼 당신 말이 맞다”며 조금은 구차하게 들리는 담당자의 항복선언으로 전투(?)는 마무리 됐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내 모습이 오버랩됐다. 나 역시 공무원으로서 민원인에게 또는 동료 직원에게 확신에 차 말했지만, 뒤늦은 변명과 함께 사과를 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심지어 규정이 모호한 경우에는 내가 주장하는 쪽의 유리한 증거만을 채집하여 내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람은 확증편향 성향을 누구나 갖고 있다. 자기가 한번 옳다고 믿는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다.
 특히 높은 직위에 있을수록, 그 분야에서 경험이 많을수록 더욱 그렇다. 보통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말하겠지만, 그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맞았더라도 지금은 틀릴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지식 반감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10년 전에는 옳았던 것이 지금은 틀릴 수도 있다. 심지어 며칠 사이에 법령이나 지침이 개정되어 정반대로 바뀌기로 한다.
 그러나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공무원과 민원인 관계에서는 물론이고 직장 내에서,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그럴 때는 처음부터 여지를 남기는 것이 어떨까?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확신하더라도“한 번 더 확인해 보겠다”라며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다면 사생결단이 아니라 유비무환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라디오에서 소위 꼰대가 되지 않는 법으로‘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생각을 가지라 했다. 나부터 내가 틀릴 수 있음을 곱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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