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지사, 한라산신제 집전 거부를 신사참배와 비교한 원희룡 향해 질타

▲ 전 제주도지사를 지냈던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오영훈 현 제주도지사. ©Newsjeju
▲ 전 제주도지사를 지냈던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오영훈 현 제주도지사. ©Newsjeju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원희룡 국토부장관을 향해 "제주인의 자존감을 훼손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질타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7일 오전 9시 제주특별자치도청 출입 기자들과의 차담회 자리에서 최근 원희룡 장관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원희룡 장관은 지난 4일 전광훈 목사가 집회한 '경북·대구 장로총연합 지도자대회'에 참석해 과거 제주도지사 시절 한라산신제 집전을 거부했던 사례를 끄집어 내 이것이 일제 시절 신사참배 거부 운동과 다를 바 없었다는 망언을 쏟아냈다.

당시 원 장관은 "2014년 제주도지사에 취임하면서 큰 시험이 닥쳤다"며 "제주도의회 조례 상 도지사가 제관이 되어 도포를 입고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했는데, 제가 신앙인이었던터라 제관을 못한다고 해서 거부하고 부지사가 제관을 보고 옆에서 구경하는 사진을 언론들이 실어 비난받았었지만 전국의 목사들로부터 격려를 받았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장관은 "일제시대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며 이를 신사참배 거부 운동과 빗댔다. 원 장관은 "신산제에 절하는 것을 생각해보니 도지사를 안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 때문에 도민들이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할 각오였다"고까지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전광훈 목사의 유튜브를 통해 언론에 보도되자, 큰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오영훈 지사는 "아직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제주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존중받고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영등굿을 포함해 해녀문화와 제주가 갖고 있는 독특한 문화들이 세계유산으로 존중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원 장관을 향해 "제주인의 자존감을 훼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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