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에 따른 섬식정류장 & 양문형 버스 도입

▲ 제주도정이 오는 2032년까지 추진하겠다는 BRT 고급화 사업 노선도. ©Newsjeju
▲ 제주도정이 오는 2032년까지 추진하겠다는 BRT 고급화 사업 노선도. 적색은 1단계, 녹색이 2단계, 3단계가 청색이다. 검은색은 종전의 BRT 1단계 노선이다. ©Newsjeju

제주특별자치도가 오는 2032년에 양문형 버스와 이를 위한 섬식정류장을 도입하겠다고 28일 발표했다.

제주자치도는 인구가 집중돼 있는 제주시 3대 권역을 보다 빠르게 연결하기 위해 현행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고급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시 3대 권역은 ▲노형 및 연동 ▲구도심 ▲삼양 및 화북 권역을 말한다.

제주도정은 3대 권역을 연결하는 내부순환노선을 신설하고, 국내 최초로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를 도입해 대중교통의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도입 목표년도는 오는 2032년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제주자치도는 28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세종대광위 대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BRT는 버스와 일반 차량을 분리하는 전용 주행로에 도착정보 시스템 등을 갖춰 급행버스를 운행하는 체계를 말하며, 제주도정을 여기에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를 접목해 'BRT 고급화'라고 칭했다.

BRT 고급화 사업은 올해부터 오는 2032년까지 총 3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우선 1단계 사업은 오는 2026년 말까지 동광로와 노형로, 중앙로 구간(10.6km)을 신설하는 걸 목표로 한다. 동광, 도령, 노형, 중앙로 구간(7.5km)은 2026년까지 순차 준공하고, 서광로 구간(3.1km)은 2025년 4월에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어 2단계는 2029년까지 노형로와 연삼로, 일주동로를 잇는 18.6km의 구간을 개통하고, 마지막 3단계에 2032년까지 연북로와 번영로(11.3km) 구간을 잇게 된다.

▲ 섬식정류장 개념도 및 조감도. ©Newsjeju
▲ 섬식정류장 개념도 및 조감도. ©Newsjeju

제주도정이 섬식정류장과 양문형 버스를 도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가 과도하게 점유하는 도로 공간을 줄이겠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정은 구도심과 신도심을 연결하는 내부순환노선이 구축되면 버스 평균속도와 정시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섬식정류장은 기존의 상대식 정류장에 비해 환승이 훨씬 편리하고, 승차대가 차지하는 도로폭을 2m 줄일 수 있어 인도와 식수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주도정은 올해 설계용역 착공 후 섬식정류장 도입에 대한 필요성과 서광로 기반시설 복구계획, 주민 건의사항 수렴 등 도민공감대 형성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오는 5~6월 중에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국토부의 안전기준 지침 및 형식 승인 절차를 이행한 뒤 양문형 버스 운수업체 계약을 올해 상반기 중에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번 BRT 고급화 사업엔 총 1514억 원(국비 876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제주도정은 내부순환노선 구축을 위한 국비 876억 원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으며, 양문형 버스는 올해 70대를 구입할 계획이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교통 혼잡도를 분산시키고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도시공간 조성과 도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혁신"이라며 "대중교통의 이용률을 높이고 지역발전을 이끌도록 단계적으로 간선급행버스체계를 구축해 향후에 그린수소버스 운영을 확대하면서 도시철도망 계획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영훈 지사가 언급한 '도시철도망 계획'은 수소트램 도입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트램(노면전차)은 현행법 상 대중교통 노선(도로)과 함께 쓸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제주에 없는 '도시철도망(철로)'을 구축해야만 도입할 수 있다.

이번 BRT 고급화 사업이 '도로 다이어트'를 내건 정책이다보니 BRT 고급화 노선에 트램 노선도 함께 붙일 경우 '다이어트'가 아니라 되려 더 비대해질 우려가 커진다. 이 때문에 현재 논의되고 있는 수소트램 도입은 BRT 고급화 노선이 아닌 다른 노선에서 구상될 개연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도시철도망 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현 시점에서 도입이 고려되는 수소트램은 '정시성'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교통수단이기 보다는 관광을 위한 노선에서 운행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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