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 제1기동대 소속 고창빈 순경
2월 21일 저녁, 퇴근길에 흉기 협박하는 남성 마주해
'일촉즉발' 상황 속 침착함 유지
"도와드릴게요. 흉기 내려놓고 말해요 우리"

▲ 흉기를 소지한 채 피해자에 위협한 가하는 장면을 퇴근길에 목격한 고창빈 순경이 침착한 대응으로 사건을 해결했다. ©Newsjeju
▲ 흉기를 소지한 채 피해자에 위협을 가하는 장면을 퇴근길에 목격한 고창빈 순경이 침착한 대응으로 사건을 해결했다. ©Newsjeju

제주시내 길거리에서 흉기를 들고 있는 남성을 퇴근길에 마주한 경찰이 기지를 발휘해 검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친근한 말투로 다가가 피의자의 마음을 녹여 흉기를 빼앗은 위기 응변이 빛났다. 

5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제주경찰청 제1기동대 소속 고창빈(30. 남) 순경은 지난달 21일 오후 6시15분쯤 퇴근 길에 제주시 오라2동 주변을 지났다. 이곳에서 때마침 고 순경은 흉기를 들고 있는 A씨(80대. 남)와 마주했다. 

인근 주거지를 찾은 A씨는 집 문을 강하게 두드리며 소음을 유발했고, "누구인데 소란스럽냐"는 옆집에 사는 피해자의 물음에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꺼내 위협을 가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을 우연히 목격한 제주경찰은 112에 곧바로 신고하고, 피해자에게 물러서라고 외쳤다. 또 A씨에 다가가 설득을 시작했다. 

고창빈 순경은 "아버님 칼 내려놓으면 안 될까? 칼 왜 들고 있어요? 위험하잖아요. 뭐 도와드릴까요? 흉기 내려놓고 말해요. 제가 들고 있을 테니 주세요."라는 등의 말을 건넸다. 

A씨는 자신을 향한 계속된 경찰의 말에 경계심과 분노를 풀었고, 고 순경은 재빨리 흉기를 뺏고 붙잡았다. 

퇴근길에 마주한 사건을 순발력으로 해결한 경찰관의 기지에 사건은 누구도 부상 없이 마무리됐다. 

고창빈 순경은 <뉴스제주>와 전화 인터뷰에서 "퇴근길이라 장비도 없는 상황에서 흉기를 소지한 남성을 마주했다"면서 "지역경찰 경험을 살려 제가 침착함을 유지하고, 어르신에게 다가가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손자처럼 친근하게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고, 몇 분간 대화 끝에 방심하는 틈이 보여 흉기를 빼앗았다"며 "때마침 출동 경찰도 현장에 도착해 사건을 인계하고 귀가했다"고 답했다.  

'특수협박' 혐의가 적용된 A씨는 2월 28일 불구속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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