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가 또 한 차례 꿈틀대고 있다. 도시가스비, 하수도비 등 공공요금과 통신비, 교통비 등 생활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거나 인상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그동안 적자폭을 견디지 못한 우유업체까지 가격을 올려,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에 속앓이를 해온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우유는 11일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이르면 16일께 우유제품 가격을 10% 정도 인상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일선 소매점 가격이 2200원인 1ℓ들이 흰우유는 245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일반 소매점보다 가격이 50원 정도 싼 이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서는 2150원인 가격이 2370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서울우유가 이처럼 우유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한 것은 지난 8월16일부터 낙농농가가 유업체에 납품하는 원유 가격이 ℓ당 138원 인상됐기 때문이다.

애초 서울우유 등 유업계는 원유가격 인상과 동시에 할인점 등에 납품하는 우유제품 가격을 올리려 했으나 우윳값 인상이 소비자 물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정부가 연말까지 우윳값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두 달 가까이 가격인상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저수익 구조의 우유업체 입장에서는 적자 규모가 계속 커져가는 상황이라 결국 서울우유도 가격인상 움직임에 적극 나섰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원윳값 인상으로 하루 2억5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고,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1억원 가량의 하루 손실을 보면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최근 우유업체들은 농림수산식품부에 우윳값 인상을 자율적으로 하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내는 등 가격인상 움직임을 가시화해왔다.

업계 선도업체인 서울우유가 우윳값 인상을 단행키로 함에 따라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 다른 유업체들도 조만간 우윳값 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유를 주원료로 쓰는 빵과 커피음료 등의 가격도 연쇄적인 인상이 불가피해 정부의 하반기 물가관리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물가 4% 고공행진

정부는 최근 현행 ㎥당 774.37원인 도시가스요금을 지난 10일부터 815.78원으로 인상, 다음 달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를 가구당(4인기준)으로 보면 월평균 940원을 추가 부담하는 셈이다. 정부는 또 5년 만에 국내우편요금도 20원 인상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이미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했다. 하지만 김중겸 한국전력 신임사장은 최근 취임식에서 전기요금의 단계적 인상하는 방침을 다시 한번 내비쳐 전기요금 추가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대중교통과 하수도요금 등 주요 공공요금 인상안을 서울시의회에 안건으로 상정했다. 서울시의회은 10일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어린이와 청소년요금을 동결한다는 조건부로 150원을 인상한다는데 동의했다. 서울시는 하수도 요금도 2014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2배 가까이 인상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 KT 등의 통신사들은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를 내놓으면서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해 안 그래도 부담이 큰 통신비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올들어 물가는 정부의 약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4%이상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다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인상되고 있어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달 발표한 '한국 품목별 물가구조의 특징과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교통비 상승률은 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인 5.6%를 상회했다. 또 식료품 가격상승률은 9.5%로 나타나 OECD국가 중 2위를 기록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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