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다니는데 어느나라나 다를까 싶지만 세계 인종별로

아프리카를 여행하다보면 많은 남자들의 사랑고백을 받을 수 있다.

여자 혼자 여행다니는데 어느나라나 다를까 싶지만 세계 인종별로 나라별로 사랑고백은 의미와 목적은 다르다.

예를 들어 백인 남자들의 사랑고백은 대부분 말 그대로의 사랑고백이다.. 데이트도 하고 호텔도 가고.. 가족과 돈, 미래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현재의 사랑. 이들의 친절이 우정인지 작업인지 헛갈려도 고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한국 여자들은 결혼 전에 남자들과 절대 섹스하지 않는다는 진부한 대사를 하고 나면 이들은 확실한 우정을 표시하니까.



아랍남자들의 사랑고백은 육체적인 의미가 강한 것 같다. 처음에는 아랍 문화가 참 문란(?)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처음 만난 내 손을 만지작 거리고 자꾸 어깨를 감싸고 그러니..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그게 또 아니다. 우리에게 알려진 것처럼 대다수 아랍 문화권은 엄격한 남녀 구분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럼 나는..? 이슬람 문화에서 여자 혼자 외국을 여행다니면서 남자들과 자유롭게 얘기하거나 우정을 쌓

아시아권 남자들이 제일 피곤하다. 그래도 학생들은 아직 순수하여 여행지에서 어쩌다 만나는 일본인, 한국인 유학생들은 이것저것 눈치볼 것 없이 빌붙어서 부려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배낭 여행자들의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같은 문화권이라는 믿음에 이들은 나에 대한 이해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단 술부터 마시고 배불리 먹여주고 자기방으로 데려가거나 내방으로 들어오려 하는데..뭐.. 십중팔구 다음날 뒤지게 욕을 얻어먹는건 나다. 중국인이나 일본인들을 동양 여자가 혼전 순결 지킨다는 거 믿지않 는다고 조롱하고, 한국인들은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반성하라고 되려 큰소리다.

하긴.. 그러고보면 가끔 처음보는 외국여자에게 첫눈에 반해 어찌 할줄을 모르는 순수한 아시아계 원주민 소년도 있었던 것 같긴하지만... 대체적으로는 그렇다는 얘기다.

아무튼 인종별 국가별로 묶어 따져보자면 우리네 문화에서 아프리카 남자들의 프로포즈가 가장 순수하다고 할 수 있다. 나에게 프로포즈 했던 대부분의 아프리카 남정네들은 나와 결혼해서 한국에 가는 것이 꿈이였다. 한순간의 사랑을 꿈꾸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올인해서 나에게 프로포즈 했다. 나를 위해서라면 가족도.. 친구도.. 아프리카에서의 모든 삶을 버릴수 있다고 했다.

어떤게 진정한 사랑이냐고? 그런건 모르겠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랑이 있으니까.. 어떤 것은 진심이 아니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닐테니까. 많은 아프리카인들은 아프리카의 삶이 고달프고 힘들다고 내게 하소연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못 산다는 대륙 아프리카.. 아무리 다른 곳의 힘든 삶을 설명해도 언제나 아프리카보다는 낫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나랑 결혼해서 평생 충성을 하겠다는데 이게 진심이라면 아프리카인들의 프로포즈는 어떤 의미에서 우리네 정서와 가장 잘 맞는 순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프리카든 서아프리카든 아프리카 전역에서는 혼혈을 찬양한 유행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가끔 버스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들.. 내가 외국인이어서 그런 건지 친구가 설명해 주는 노래 가사는 대부분 사랑이 아니라 혼혈이 아름답다는 내용이다. 또 상당수의 연예인들이 혼혈이다. 뮤직 비디오에서는 혼혈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백인 백댄서 한줄,, 흑인 백댄서 한줄.. 이렇게 춤을 춘다. 이네들이 의도하

아프리카를 여행하다가 아시아인들은 진짜 백인이 아니라는 모욕을 몇 번 당했다. 가뜩이나 기분 안좋은 상황들에서 당하는 것들이라 정말 황당하기도 하지만 흑인들에게 아시아인들이 무시당한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하다. 게다가 가끔 좋은 가이드들은 내가 백인과의 혼혈로 보인다고 칭찬까지 해주니 말이다. 순수 한국인에게 혼혈이나 아프리칸 스타일로 상당한 미녀라는게 욕이라는거.. 이들은

백인과 결혼하고 싶다는 친구들에게 백인들이 밉지 않냐고 종종 물어본다. 그들은 모두 용서했다고 대답한다. 허 걱.. 정말 자존심도 없는 놈들.. 목구멍까지 욕이 올라온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네와 다를바가 없다. 우리도 일본을 용서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손해배상을 포기한 채 진정한 사과만 받겠다는 김영삼 대통령 발표에 한국이 정신차렸으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떠들어 댔다는


관광지와 조금 떨어진 마을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아이부터 어른까지..상태가 안좋은 백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사는 백인인줄 알았더니.. 혼혈이랜다. 이들 대부분이 고아들이다.

가끔 연인들을 보면서 내가 너무 보수적인 사람인가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닌 것 같다. 일단 나도 이상형이 '한국에서 사업하는 프랑스남자니까.' 작업도 아니면서 매너가 좋은 족속들... 그럼 속물인건가? 그건 맞는 것 같다.<서울포스트/영주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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