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한 것은 권력구도 공고화 작업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고 북한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이날 낮 12시 '중대보도'를 통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칭호를 수여할 것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의로 나왔다.

이는 지난 17일 리영호 총참모장에 대한 전격적인 숙청에 이어 18일 현영철 차수 승진과 사실상 후임내정 발표에 이은 발빠른 조치다.

앞서 북한은 1992년 4월에 김일성을 '대원수'로 추대하고, 김정일을 '공화국 원수'로 추대하는 결정을 채택한 바 있다.

김정일은 1991년 12월 최고사령관직에 추대된 후 약 4개월 후인 1992년 4월에 '공화국 원수' 칭호를 받았다. 김정은도 지난해 12월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후 약 7개월 후인 2012년 7월에 '공화국 원수' 칭호를 받게 됐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원수 호칭으로 김 제1위원장의 군대 장악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김정은 체제가 확고히 수립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김정은 친정체제가 확실히 구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원수 칭호를 받았다는 것은 명실상부하게 북한의 최고수단으로서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김정은이 예상보다 빨리 국정에 대한 장악력이 높아지고 김정은 체제 안착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원수란 칭호는 단순한 계급을 뛰어넘어 군최고권령권자로 예우하는 칭호"라며 "북한이 올해 정세를 넘어 내년까지 내다보고 정상적 대외행보를 강화하는 가운데 운용적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제도적 차원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마침내 '공화국 원수' 직책까지 수여받음으로서 최고사령관임에도 북한군 수뇌부보다 낮은 대장 계급을 갖고 있던 모순이 해결됐다"면서 "김정은의 군부 장악력도 더욱 커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리영호 총참모장을 모든 직책에서 전격 경질한 것도 김정은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고 강한 권력을 행사하던 군부를 안정적으로 장악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또 앞으로 리영호의 숙청과 함께 최룡해를 정점으로 군의 주요 보직과 군단장, 사단장 급에 대한 북한 군부의 대폭적인 물갈이도 예상된다.

특히 현영철의 차수 승진으 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리영호의 후임은 장성택과 최룡해와 가까운 인물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김정은이 자기 톤의 색깔을 내면서 국정을 장악해가는 일련의 일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리영호 경질 이외의 조직 인사문제, 북한이 어떤 대내외 정책을 펼 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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