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야권의 미래, 누구보다 깊이 고민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0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래는 기자회견문 발표 뒤 기자단과 가진 질의응답 전문.

질문... 개혁정치 실현 어렵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바른미래당이 어떤 문제가 있었고 그런 판단을 한 건가.
답변... 그동안 수차례 걸쳐서 질문이 있을 때마다 또는 당 관계자들과 이야기할 때마다 게진했었다. 촛불민심, 그리고 탄핵 정국 속에서 기존에 보수 당 울타리 내에선 건강한 보수의 혁신을 이룰 수 없다고 보고 탈당을 해서 바른정당을 창당하는데 참여를 했었다. 물론 그 뜻을 이루기 위한 길이 너무 어려운 길이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창당의 일부는 한국당으로 복당했고, 남은 대다수는 국민의당과 합당하면서 현재의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제가 여러 차례 지적했던 것처럼, 실제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치열한 정체성의 고민과 논의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통합해 나갈 수 있는 그러한 멀고 큰 그림을 보면서 어렵더라도 가야하는데, 저는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2등 싸움을 하기 위해서 급하게 합당하는 것이 원래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과제에 걸림돌이 된다고 봤고, 그 부분에 대해 답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반대 의견과 함께 힘들더라도 더 근본적이면서 더 넓은 길로 가자고 했다. 그게 뭐냐 했을 때는, 바른정당 운영에 더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일방적으로 제시하기 여러 가지 난감한 점이 있었고, 그런 점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을 떠나고 들어가는 건 가벼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저와 함께 가야되는 사람들과 괴로운 논의의 시간을 가져왔다. 원래의 문제의식과 의견에 대해 힘이 들더라도 더 장기적이고 더 근본적으로 보고 가는 길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질문... 유승민 대표의 발언 때문에 탈당하게 된 것인가? 
답변... 제가 여당의 일방적인 우위, 어쩌면 기울어진 운동장으로까지 표현되는 정치 구도 속에서 대한민국이 균형잡힌 운영이 되려면 야당이 건강하게 견제하고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당장의 지방선거를 얘기할 게 아니라 전반적인 국정운영, 전반적인 민생을 챙기는데 있어서 야당의 대안적인 구도를 짜 나가는 데 있어서 보다 종합적인 야당 연대와 협조가 필요하다. 어쩌면 지방선거에 연결되는 건 부차적인 것으로 봤다. 지방선거라는 것은 총선이나 대선에 비해서 정당끼리 연대하기엔 가장 여건이 좋지 않는 종류다. 그래서 지방선거에서 기초나 광역의원 내서 정당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합당해야 한다, 또는 경쟁 당을 밀어내기 위해서 당의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게 매우 정치공학적인 접근이라고 본 것이다. 이런 선상에서 큰 틀에서의 야당을 바라보는 시각과 협조에 대해 얘기를 한 거다. 이런 근본적인 입장과 앞으로의 노선에 대해서 계속 견해 차이가 있고, 특히 제가 합당에 대해서 흔쾌히 동의하지 않고 실제로 당론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승민 대표께선 그나마 선거를 걱정하는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공개적으로 야당과 여당의 구도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입장을 피력했던 것 외에 개별적으로 특정 선거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게 현실성도 없다. 그걸 얘기를 꺼낸다고 해서 아무런 야당 간 연대구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승민 대표께서 중간중간 많은 통화도 하고 많이 만나기도 하고, 제주현안에 대해 협조도 해줬기 때문에 정부 구도나 앞으로 바른미래당이 가야될 길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이야기했던 건 맞지만, 유 대표가 저의 상황을 걱정해서 한 말로 받아들이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그건 사실과 다르다. 그런다고 그게 되겠나.

질문... 지방선거 전에는 특정정당에 입당하지 않는 건가? 무소속 출마 한다고 볼 수 있나?
답변... 그렇게 받아들이면 된다. 오늘 출마선언을 동시에 하지 않는 이유는 바른미래당에 소속돼 있었고, 그동안 당 인사들과 계속 이야기 해 왔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바른미래당도 물론 입장이 좋을 수는 없겠지만 나름 정리하는 최소한의 시간을, 과정을 갖게 되리라 생각한다. 출마의 변은 빠른 시간 내에 정확히 밝히도록 하겠다.

질문... 빠른 시간이라면 언제쯤?
답변... 1주일 전후로, 더 늦추지 않겠다.

질문... 야권연대는 필요한가?
답변... 당연히 필요하다. 국회 내에선 일부 연결이 되고 있기도 하다. 개헌 문제라던지. 그런 내용에서도 사실 그런게 지방선거에서 상대방에 대해서 3등으로 밀어내기 위한, 야당끼리의 분열, 분열 속에서의 부분적 승리를 통해서 자기 입지를 갖겠다는 것이 계속 작동되기 때문에 전국 틀에서도 이게 제대로 안 되는 거다. 소탐대실이다.

질문... 자유한국당 후보와 연대 가능성?
답변... 오늘은 바른미래당에 대한 당적에 집중하고, 얘기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빠른 시기에 입장을 밝히겠다.

질문... 야권연대 필요하다면, 제주에서도 가능하다고 볼 수 있나?
답변... 야권연대라는 것은 당면한 선거라기 보다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다. 현 정부의 출범, 높은 지지율, 야당의 분열과 지리멸렬, 이 상태가 지속됐을 경우에 집권세력은 오만에 빠지고 일방적인 권력의 무게에 짓눌려 가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균형을 잃고 한 쪽으로 쏠려서 또 다른 문제로 갈 수가 있기 때문에 건전한 야당의 견제축이 있어야 한다. 그 속에서 선거는 일부 경쟁이 불기피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종합적인 야권연대 내에서의 한 파트에 불과하고, 선거는 연대가 안 될 수도 있는 거다. 그거보다는 오히려 국가적인 여야 정립 구도에 대해서 처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 해왔던 거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입장 차이 속에서 저는 길게 보고 현재 시점에서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계속 그러한 입장으로 이제는 더 속도를 내려고 하기 때문에 저는 여기서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하는 거다. 더 늦기 전에, 이미 늦은 시점이지만 이쯤에서 분명히 해줘야 한다.

질문... 자유한국당도 연대의 대상이 될 수 있나
답변... 자유한국당은 과거에 나름대로 보수의 정치 맥을 스스로 어떻게 보면 독점이라고 하기엔 부정확하지만 그걸 자처하고 있는데, 시대에 흐름, 그리고 국민들의 의식과 요구에 비춰서 거기에 국민들의 눈높이, 시대의 현 위치에 걸맞게 자기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고 과거의 틀에 안주하려는 어떠한 정치 세력도 생존이 불가능하다. 연대의 대상이다 아니다를 따지기 이전에 자유한국당은 매우 존립 근거의 위기에 처하고 있다고 본다.

질문... 선거 이후에 야권은 어떻게 재편돼야 한다고 보나
답변... 앞으로 자세하고 정확한 것은 차근차근 말할 기회가 있을 거다. 미루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집중하고 싶은 초점이 있기 때문에 이해하달라.

질문... 낮은 지지율이기 때문에, 무소속이 유리하기 때문에 탈당한 건 아닌가
답변... 유불리 따진다면 거기서 거기다. 여론조사라는 게 민심과 국민의 역동성, 국민들의 날카롭고 깊은 판단력이 그 때 그 때 담아내는 근거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단지 추세에 방향을 볼 수 있는 정도로 참고로 생각한다.

질문... 안철수 영입위원장과의 만남은?
답변... 만나려고 했는데 근래엔 만나지 못했다. 4.3 추념식이 있었고,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출마 확정되면서 굳이 그 시점에선 안 만나도 서로 입장과 생각을 알 수 있다고 생각돼서. 후일을 기약하는 거다.

질문... 그 이후 안 위원장이나 유승민 대표와의 통화는?
답변... 일일이 공개할 순 없고, 아무튼 아쉽다,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느냐는 이야기였다. 양해를 구하지 않는 상태에서 대화를 공개하는 건 부적절하다. 후일에 이야기할 때가 있을 것이다.

질문... 야권 힘이 빠졌다,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정작 그 안에 있기 보다는 무소속으로 나온다는 것은 지금 말하는 맥락과 행동이 상충된다는 시각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답변... 여권으로 가는 게 아니라 야권이 대한민국의 또 다른 건강한 한 축으로 서기 위한 과정을 지금 기존 정당 속에 몸 담아서 같이 휩쓸려서는 제가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이 오히려 그르칠 수 잇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린 나름대로 괴로운 결정이다.

질문... 지방선거 이후 야권 재편, 어떻게 예측하나.
답변... 야권이 이대로 갈 수 있겠나. 그건 상식이다.

질문...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용의가 있나
답변... 당연히 해야 한다. 

질문... 그러면 무소속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겠다.
답변... 그렇진 않다. 무소속이라는 것은 단순히 당적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이 기존의 정당에다가 시간이 지나서 몸 담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국민의 삶을 대변하고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그러한 내용과 그걸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의 비전과 실제 사람들의 모습을 스스로 변화해 내고 발굴해가고 서로 손잡고, 이런 게 국민들에게 보여지면서 그런 것들이 그 내용에 합당하게 세력으로서의 모습, 정당의 정계개편 모습을 갖춰나가는 것이지, 아직 정해지지도 않은 것을 미리 규정지어서 그 틀 속에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엔, 아직은 이제 출발선에 서 있는 저에겐 과제로 받아들여야지 결과로 미리 앞질러 가서 얘기하는 건 각도가 안 맞다. 다만, 야권의 미래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깊이 고민하고, 더 책임감을 느끼고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누구보다 크다고 받아들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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