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차 간격 두고 5명 제주도지사 후보 모두 제주시오일장 들러 지지 호소

2일 제주시민속오일장이 열리자,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판에 뛰어든 5명의 후보들이 일제히 민심 잡기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문대림, 김방훈, 장성철, 고은영, 원희룡 후보.
2일 제주시민속오일장이 열리자,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판에 뛰어든 5명의 후보들이 일제히 민심 잡기에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문대림, 김방훈, 장성철, 고은영, 원희룡 후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불과 10여 일 남겨둔 시점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제주시민속오일장이 2일 열려 5명의 제주도지사 후보 모두가 '민심 잡기'에 나섰다.

오전엔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 녹색당 고은영 후보가 민심 잡기에 나섰으며, 오후엔 무소속 원희룡 후보와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가 순차적으로 오일장을 방문했다.

오일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장성철 후보는 상인들과 악수를 나눈 뒤 연단에 오른 뒤, 원희룡 후보를 겨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장성철 제주도지사 후보(바른미래당).
장성철 제주도지사 후보(바른미래당).

장 후보는 "도지사 선거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했는지 우근민 전 지사가 인기 없다고 해서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실질적인 힘도 없는 그 분을 패 두들기면서 자신(원 후보)이 개혁인냥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힐난을 쏟아 부었다.

그러면서 장 후보는 "이것만 봐도 원 후보가 표리부동한 정치인이란 걸 알 수 있다"며 "일관성도 없는 후보여서 절대로 원 후보만큼은 찍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장 후보는 "도지사라면 도민의 삶을 챙기면서 경제 일으키고 먹고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책무"라고 강조하면서 "TV토론회서 원 후보에게 이걸 물었더니 제일 잘 한 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든 '창조경제혁신센터'라고 답했다"며 "이 센터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울타리 안에 가둬 잡아먹었던 센터"라고 비난의 강도를 더했다.

이어 장 후보는 "제주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당당히 경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원 후보는 그런 것과 한참 멀다"며 "지난 4년 실적이 그걸 증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원 후보만큼은 절대 찍어선 안 된다"고 재차 당부했다.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더불어민주당).

장성철 후보가 발언을 이어갈 때,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 역시 오전 10시부터 오일장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 후, 낮 12시에 마이크를 집어 들어 지지를 호소했다.

문대림 후보는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평화의 섬 제주에도 그러한 바람을 일으켜 통일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중앙정부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여당 후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늘 함께 해왔다. 그 분이 야인생활 시절이나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나 늘 모셨다"며 "그 분의 미래비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제주의 후손들을 위한 미래를 만드는데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오일장 한 바퀴를 돌며 많은 것을 느꼈다. 4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저는 농부의 아들이자 해녀의 아들"이라며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거쳤던 제게 서민의 삶은 남의 일이 아니다. 서민이었던 제가 서민정치를 가장 잘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이곳 오일장의 터가 서민경제의 시작이다. 이곳을 적극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민중심의 행정을 반드시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고은영 제주도지사 후보(녹색당).
고은영 제주도지사 후보(녹색당).

비슷한 시각, 오일장을 순회하고 있던 고은영 후보도 문 후보와 같은 시각에 오일장의 다른 한 곳에서 유세를 펼쳤다. "요망진 젊은 여자 후보가 나왔다"며 고 후보를 반기는 상인들이 상당수 있었다.

고 후보 역시 원희룡 도정 심판론에 무게감을 더했다. 그녀는 "지난 4년의 제주도정은 불통이었다. 관광객이 늘었지만 도민소득이 제자리"라며 "허나 여전히 다른 후보들은 개발을 해야만 지역경제가 살아난다고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후보는 "그러면서 전통시장이 아닌 쇼핑몰을 갖춘 관광단지를 계속 개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젠 헛된 공약이 아니라 도민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 후보는 "제주를 제주답게 보존하면서 도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제주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고 후보는 "예비후보 기간 때에도 두 번이나 이곳을 방문했었지만, 그 때엔 반응이 그닥 좋지 않았었다"며 "허나 지금은 이렇게 폭발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걸 보면서 엄청 힘이 된다"고 오일장 방문 소감을 전했다.

이에 고 후보는 "정말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게 기운내라고 많이 말씀해주시는 건, 사실 도민의 목소리를 드디어 대변해주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나, 그래서 저를 응원해 주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무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무소속).

오후 들어선 원희룡 후보가 오일장에 나타나 상인들과 마주했다. 오후 3시에 마이크를 집어든 원 후보는 그간 공약으로 밝혀왔던 청년실업 해결책이나 보육 및 교육 관련 정책들을 꺼내들었다.

그런 후 원 후보는 오일장 옆에 공사 중인 주차장 시설을 가리키며 "오는 8월에 완공되면 관광객들이 더 많이 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원 후보는 "그렇게 하려면 중소상공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컨설팅과 훈련을 받은 젊은 인력을 투입시켜서 관광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원 후보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커 나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말로 하는 것 보단 실천을 제대로 해서 그간 미진했던 것을 열심히 보완하겠으니 힘 실어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김방훈 제주도지사 후보(자유한국당).
김방훈 제주도지사 후보(자유한국당).

오일장 유세 마지막 주자로 김방훈 후보가 나섰다. 김 후보도 원 후보처럼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공약들을 상인들에게 약속했다.

김 후보는 "오일장 환경을 보면 고객이나 상인 모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며 "제가 도지사가 되면 체계적인 환경 속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추가 주차시설 확충과 소상공인 카드를 만들어 영수증 번호를 지급해 상품권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라며 "당당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김 후보는 "제주가 급격한 관광객 증가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며 "주거지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답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원 후보를 겨냥해 "제주도지사 자리는 대통령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아니"라며 "여러분들이 잘 선택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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