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실 제주시장 재임기간, 인사·행정 '엉망진창'
고경실 제주시장 재임기간, 인사·행정 '엉망진창'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8.09.1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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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결과, 멋대로 승진시키는 등 83건 지적

고경실 제주시장이 재직하던 당시 제주시가 인사행정을 멋대로 한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위원장 양석완)는 제주시가 지난 2016년 5월 25일부터 올해 5월 1일까지 추진한 업무 전반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고경실 전 제주시장이 2016년 7월 1일에 취임했기에 사실상 그에 대한 감사이기도 하다.

▲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 고경실 전 제주시장이 재임하던 기간 중에 승진 대상자가 아닌 공직자를 멋대로 승진 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 고경실 전 제주시장이 재임하던 기간 중에 승진 대상자가 아닌 공직자를 멋대로 승진 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Newsjeju

감사결과, 제주시는 승진소요 최저연수가 경과되지 않아 승진후보자 명부에도 등재되지 못한 자를 직무대리로 지정하는가 하면, 공무원 승진 제한기간 내에 있는 자를 승진임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한 근무성적평정 가산점을 잘못 부여하거나 무보직 6급에 대한 보직관리가 불합리하게 이뤄지는 등 인사업무의 공정성이 훼손된 사례가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주시는 올해 1월 12일에 상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공석이었던 2명의 국장직 중 도시건설국장 자리에 지방시설사무관 K씨를 직급 승진시켜 임용하고, 농축산경제국장엔 지방농업사무관인 또 다른 K씨를 직위 승진시켜 직무대리로 임용했다.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상위직급에 결원이 생긴 경우, 동일 직렬의 하위직급 중에서 임용하도록 돼 있다. 결원이 1명이면 승진후보자 명부상 4순위 내에 든 공무원 중에서 승진시켜야 한다. 2명이면 8순위 내에서 선발한다. 단, 해당 직급에서 승진소요 최저년수를 경과한 자 중에서만 가능하다.

공석이 된 두 자리 모두 4급이었기에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려면 4년 이상 근무년수 경력이 있어야만 한다. 허나 고경실 시장은 승진후보자 명부에도 없던 K씨(5급)를 직무대리로 농축산경제국장에 임명했다. K씨는 당시 근무년수가 3년 6개월이었기 때문에 승진 최저소요년수를 채우지 못해 승진후보자 명단에 있을 수 없었다.

이로 인해 4급으로 승진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는 다른 공직자가 승진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를 초래하면서 인사권이 남용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제주시는 적합자 선정 과정에서 1차 산업 분야의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자를 선발하고자 부득불 발탁한 것이라고 도 감사위에 해명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도 감사위는 "승진 규정이 명확히 명시돼 있는데도 그것을 위배하면서까지 자격이 없는 자를 직무대리로 지정해선 안 된다"며 "당시 행정직 5급에서 승진자격 요건을 갖춘 대상자가 있었기에 제주시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도 감사위는 부당하게 지시해 인사업무의 공정성을 크게 훼손시킨 제주시에 대해 엄중 경고조치하라고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요구했다. 책임을 져야할 고경실 시장이 퇴임하고 자리에 없기 때문이다. 이 건으로 제주시는 '기관경고'를 받았다.

▲ 고경실 전 제주시장 시절, 승진 문제 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측면에서도 제대로 운용되지 못한 많은 사례가 적발됐다. ©Newsjeju
▲ 고경실 전 제주시장 시절, 승진 문제 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측면에서도 제대로 운용되지 못한 많은 사례가 적발됐다. ©Newsjeju

또한 고경실 전 시장이 징계처분 등으로 승진제한기간 중에 있던 공직자를 부당하게 승진시켜 주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공무원법에서 징계처분의 집행이 종료된 날로부터 일정기간이 지나지 않은 자는 승진임용 대상자에서 제외되도록 돼 있다. 강등 및 정직은 18개월이 지나야 하며, 감봉은 12개월, 견책은 6개월이 지나야 한다.

제주시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7월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정기인사를 진행하는 과정 동안 총 6명을 부당하게 승진임용했다.

육아휴직으로 쉬고 있던 A씨는 견책을 받고 2016년 6월 7일에 복직했다. 이에 6개월이 지나지 않은 같은 해 12월 7일까지는 승진임용될 수 없는데도 그해 7월 28일에 승진임용됐다.

이와 함께 고 전 시장은 2017년도 상반기 인사 중 결원 발생인원보다 1명씩 더 많이 승진임용 처리했다. 9급부터 5급까지 각 직급에서 각 1명씩 총 5명을 한 직급씩 상위 직급으로 승진임용했다.

특히 2017년 1월에 5급을 직무대리로 임용(승진 의결)된 B씨는 같은 해 4월 17일에 5급으로 정식 승진임용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결원이 발생하지 않은 곳에 포함시켜 인사혜택을 부여했다.

정원보다 현원이 많아지자 제주시는 그 해 하반기 공로연수 대상자 중 결원으로 산정할 수 있는 5급 직급에 있는 자가 6명인데도 5명으로 산정하는 꼼수를 부렸다. 그해 5급 6명이 모두 공로연수를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직급별 현원이 정원을 초과해 운영되면서 승진임용될 수 없는 공직자들이 승진한 셈이다.

이에 대해 도 감사위는 당시 인사업무 담당자인 C씨에 대해 "인사업무 관련 법령과 규정을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으나 다소 가벼운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또 해당 인사서류를 결재하고 다른 부서로 옮긴 공직자들에겐 '훈계' 조치를 내리라고 주의를 통보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이 외에도 제주시는 징계처분자에게도 각종 보수를 부적정하게 지급하기도 했으며, 관급자재 구입 시 2단계 경쟁을 거치지 않은 채 자재를 분리해 제3자 단가계약으로 특정제품을 구매한 이력이 드러났다.

특정인이 공유재산을 무단 점용했으나 변상금을 부과하거나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도리어 사업장 허가를 취소해야 하는 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시설물이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게다가 농지 매수 후 1년 이내에 분할 매각 할 수 없는데도 쪼개기로 이득을 취득한 자에게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은 등 위법 부당한 사례가 총 83건이나 적발됐다. 이에 따른 감사결과 자료는 무려 273페이지에 달한다.

도 감사위는 원희룡 지사로 하여금 제주시에 기관경고를 요구하도록 하고, 제주시장에게 행정상 83건과 신분상 65명, 재정상 6억 3544만 원을 회수하라는 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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