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역서 부정적 자문내용 고의 누락 의혹
주민들 "제2공항 타당성에 타격...자격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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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계획에 대한 부정적인 자문내용이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보고서에서 고의로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Newsjeju

제주 제2공항 계획에 대한 부정적인 자문내용이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보고서에서 고의로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기존 제주공항 확충 등 여러 대안을 마련한 뒤 의견을 수렴하겠다던 국토부가 애초부터 제2공항을 확정해 놓고 용역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일자 주민들은 연구용역을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논란은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 과정에서 국토부로부터 용역을 맡은 항공대가 의뢰한 외국 전문기관의 자문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그 보고서는 3년 전 사전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총괄한 한국항공대가 미국 버지니아텍에 의뢰한 용역 자문 결과 보고서로, 이 보고서는 포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제주공항의 대안을 연구한 보고서로 명시돼 있다.

35페이지로 된 이 보고서에서 미국 버지니아텍 전문가는 제2공항을 건설하는 대안이 추가 연구가 필요한 단점이 있는 안이라고 적시했다.

제주에 2개의 공항을 운영할 경우 항공사의 자산과 세관, 출입국, 검역 업무를 하는 CIQ(해외 도항 수속의 총칭으로, 출입국 시 반드시 받아야 하는 수속)서비스의 중복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항공 훈련을 하는 정석비행장이 있기 때문에 제2공항 위치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부정적으로 기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국 전문기관의 자문 결과는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보고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미 제2공항으로 답을 정해 놓고 용역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14일 논평을 내고 "그동안 누누이 성산읍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이 지적해 온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의 여러 대안의 결론을 제2공항으로 맞추다보니 다른 대안에 대한 자료 왜곡과 교묘한 점수 조작이 실제로 이뤄졌음을 또 한 번 반증하는 명확한 증거"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항공대는 이번 언론보도에 대해 전문기관의 자문 결과는 공항 운영의 효율성 문제를 언급한 것이고 항공사와 CIQ의 자산 중복 문제는 2개의 공항을 국내선과 국제선 전용으로 나누면 해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석비행장의 경우에는 공역이 겹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보는 앞뒤가 안 맞는 해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석비행장의 경우에는 공역이 겹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에 대한 국토부의 해명은 최소 4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거대한 건설계획에 대한 답변이라고 보기에는 모자라도 너무나 모자라다. 제주에는 현재도 항공기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고, 유사 시 항공기의 착륙이 가능한 정석비행장이 있어 사실상 2개의 공항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토부는 해명에서 자문기관의 자문 결과는 공항 운영의 효율성 문제를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제2공항계획을 확정한 근거 중의 하나도 공항 운영의 효율성 문제일 텐데 국토부의 해명대로라면 본인이 의뢰한 전문기관의 효율성 문제 지적을 무시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모든 해명이 모순투성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015년 말, 제2공항계획이 발표되고 난 이후 온갖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고 이번에 또 새로운 의혹이 등장했다. 국토부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답변을 하지 말고 구체적인 근거를 내놓길 바란다. 위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제2공항 계획은 또 한 번 타당성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고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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