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개 조항 최종합의... 13일 단체협약 체결 후 14일 업무 복귀 예정

보름 가까이 이어져 오던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파업 사태가 일단락 됐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10일 노사 양 측이 최종 협상에 나서 단체협약 잠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께 노사가 합의했었던 166개 조항에서 2개 조항만을 뺀 합의안이 최종안으로 타결됐다.

추가 삭제된 조항은 신설하려던 명절 상여금(120%)과 성과장려금(180%) 항목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노사 양 측은 오는 13일에 단체협약 체결식을 갖고, 14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부터 멈춰 선 삼다수 공장 생산라인과 감귤 가공공장도 이날부터 다시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일 제주도개발공사의 파업 문제에 대해 노사가 해결할 문제이지 행정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3일 제주도개발공사의 파업 문제에 대해 노사가 해결할 문제이지 행정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한편,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해 삼다수 생산라인 공장에서 사고로 근로자가 숨지자 2019년 2월 19일에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그 전까진 노조가 없었다.

현재 노조엔 총 근로자 787명 중 605명이 가입돼 있으며, 지난해 7월부터 첫 노사간 단체협약을 벌여왔으나 최종 협상이 결렬되면서 공사 설립 이후 첫 파업 사태를 맞게 됐다.

파업으로 인해 삼다수 생산 공장과 감귤 가공공장이 모두 멈췄다. 가뜩이나 노지감귤 가격회복이 어려운 시기에 감귤 가공공장의 중단으로 농가와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노사 모두 뜨거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이 일로 오경수 사장은 임기도 채우지 않은 채 사퇴하고 물러나버렸다.

파업 사태가 장기화에 돌입될 것 같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나서 노사와 집행부를 모두 불러 모아 원인 파악에 나섰다. 그 자리에서 사측이 아닌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 문제가 뭍으로 드러나서야 현재 교섭권과 체결권을 모두 갖고 있는 이경호 사장 직무대행이 직접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도 지난해 9월에 합의했던 안에서 일부 조정하는 수준이라면 충분히 교섭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파업 사태는 지난해 9월에 합의했던 안에서 일부 수정을 거쳐 노조 측과 합의되면서 일단락됐다.

즉, 환도위 의원들의 지적처럼 노사 양측 간에 합의됐던 안을 두고 중간에 누군가가 끼어들지만 않았으면 파업 사태까진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결론이 제기된다.

그 '누군가'는 다름아닌 '원희룡 제주도정'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환도위가 마련한 특별 업무보고 당시 이상봉 의원이 비꼬았던 것처럼 "원희룡 지사가 말한대로 행정에서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지켜지면 될 것 같다"는 지적이 들어맞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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